중국 최고의 여걸로 꼽히는 '철낭자' 우이 부총리가 20년간의 정계 생활을 접고 내년 초 퇴임한다.

우이 부총리는 21일 폐막한 17전대에서 중앙위원 명단에 빠져 내년 3월 열리는 제11기 전국인민대표대회(全人大,의회격)에서 퇴임할 것이 확실시된다.

우이 부총리는 어려운 서민들의 생활을 보거나 들으면 눈물을 쏟는 여인이기도 했고,한편으로는 TV에 나와 "미국이 무역에서 부당한 압력을 넣는다면 끝까지 맞서 싸울 것"이라고 결연한 의지를 다지는 지도자의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특히 국가의 명운이 걸렸던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나 중국산 제품 리콜 사태 등 위기 때마다 책임자를 자임하며 소방수로서 역할을 수행했다.

우이 부총리는 이러한 공로로 한때 여성 최초로 정치국 상무위원에 올라 국가 부주석이 된다는 설이 나돌기도 했으나 끝내 자리를 떠나게 됐다.

이와 관련,로이터통신은 우이 부총리의 퇴임으로 중국에선 여성 정치인의 공백 사태가 나타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류옌둥 당 통일선전부장이 정치국원에 오를 가능성이 크지만 우이 부총리만큼 정치적 영향력을 갖기 어렵다는 평이다.

이전 마오쩌둥의 처인 장칭 등 3명의 여성 상무위원이 있었지만 이들은 모두 실력자들의 아내였다.

우이 부총리는 자수성가한 케이스인데 현재 정계에 발을 들여놓은 여성 중에 우이만한 인물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게다가 여성 정치인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로이터는 여성 인구가 6억~7억명이 되는 중국에서 여성들의 정치적 파워가 점차 약해지고 있다는 것은 남성 중심의 중국 사회가 낳은 아이러니라고 보도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