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32인치 PDP TV를 처음으로 출시하며 LCD업계의 텃밭인 30인치대 TV시장 공략에 본격 나섰다.

대형 평판 TV시장에서 벌이던 LCD업계와 PDP업계의 '진검승부'가 30인치대 시장으로 확대된 것.

LG전자는 브라질을 시작으로 11월까지 중남미,유럽,아시아,독립국가연합(CIS) 등 전 세계 27개국에 32인치 PDP TV를 속속 출시할 계획이라고 21일 밝혔다.

30인치대 평판TV 시장은 그동안 LCD업계가 독점하던 시장이다.

PDP패널은 크기가 작을수록 개발과 생산이 어려워 PDP업계가 굳이 진입할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LG전자가 30인치대 PDP시장에 뛰어든 것은 같은 인치대 LCD의 시장이 눈에 띄게 커지고 있는 데 따른 대응 차원에서다.

중국,브라질 등 신흥시장에서 30인치대 LCD TV가 인기를 끌고 있을 뿐 아니라,선진국 시장에서도 '세컨드 TV'로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것.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32인치 LCD TV 수요는 지난해 1500만대에서 올해 2500만대,내년 3300만대 등으로 급증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LCD패널의 공급부족으로 LCD 진영이 이런 수요 증가에 대응하지 못해 32인치 PDP TV에 대한 출시요구가 계속되어 왔다"며 "경쟁사들보다 한발 앞서 제품을 출시,시장선점 효과를 누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이번 신제품을 30인치대 LCD TV와 비슷하거나 약간 더 저렴한 1000∼1100달러 정도에 판매할 계획이다.

여기에 고화질 영상을 감상하는데 최적인 16:9 화면비율과 DVD플레이어,홈시어터 시스템을 간편하게 연결할 수 있는 HDMI단자를 갖추는 등 LCD업계와의 한판승부를 위한 준비를 마친 상태다.

한편 LG전자와 함께 세계 PDP업계 '빅3'로 불리는 일본 마쓰시타와 삼성SDI도 내년초를 목표로 32인치 PDP TV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40인치대 시장을 LCD업계에 잠식당한 PDP업계가 30인치대 시장에서 역공에 나선 셈이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