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뉴어(정년 보장교수) 승진 심사에서 신청 교수의 40%가량을 탈락시켜 대학 개혁의 신호탄을 올린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이번에는 테뉴어 교수를 포함한 전체 교수들의 연봉체계를 개편했다.

KAIST 관계자는 교수들의 연봉 체계를 실적에 따라 기존 4등급 구분에서 6등급으로 세분화해 같은 호봉이라도 연봉 차가 최대 3배 이상 나도록 조정해 지난달부터 시행에 들어갔다고 18일 밝혔다. 이 관계자는 "테뉴어 교수는 65세까지 정년을 보장받으면서 성과급에서 큰 차이가 없었지만 이번 연봉체제 개편으로 성과에 따라 격차가 크게 벌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학과장이 직접 연구 실적,강의 내용 평가,산학 협력 등을 바탕으로 교수들의 연봉을 결정한다.

만약 테뉴어를 받은 정교수들도 실적을 내지 못해 6등급을 받으면 기본 연봉만 받기 때문에 연봉이 오히려 줄어들게 된다. KAIST는 그동안 테뉴어 교수들의 연봉체계로 근무연한과 호봉 등을 주요 기준으로 삼아왔다.

서남표 총장은 "대학 발전은 철저한 경쟁 속에서 이뤄질 수밖에 없다"며 "정년을 보장 받은 테뉴어들도 끊임없이 연구하고 경쟁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인센티브 제도를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었다. KAIST는 현재 436명의 교수 중에서 226명이 테뉴어 자격을 갖고 있다.

오춘호 기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