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의 동의가 없어도 공회(노조)를 만들 수 있어야 하고 또 그렇게 되도록 할 것입니다.현재 60%대에 머물고 있는 외자 기업의 공회 설립률을 내년 가을까지는 70%로 끌어올릴 방침입니다."

중국 공산당 17차 전국대표대회(全大)에 참석하고 있는 쑨춘란(孫春蘭) 중국 총공회(한국의 노총) 부주석(사진)은 18일 기자회견을 갖고 "기업체의 사장들이 동의하지 않아 공회를 세우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회사의 찬성 여부와 관계없이 공회를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중국의 노동법에는 노동자가 자율적으로 공회를 설립할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외자 유치 등을 위해 지방정부 등이 관례적으로 공회 설립 시 회사의 동의를 요구하고 있다.

중국 총공회는 정부기관으로 전국에 1억7900만명의 공회원을 갖고 있는 중국의 노동연합기관이다.

쑨 부주석은 "총공회 15차 대회가 열리는 내년 가을까지 외자 기업의 공회 설립률을 지금의 60% 선에서 70%로 끌어올릴 것"이라며 "외국 기업들은 중국에 들어와서 영업하고 있는 한 중국법을 충실히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작년 월마트의 노조 설립 후 회사와 직원 간에 서로 윈윈 하는 시스템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며 "공회 설립이 회사 경영에 방해가 된다는 서방식의 그릇된 관념을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맥도날드나 KFC 등 노동법을 지키지 않던 외자 기업들이 최근 공회 설립을 용인하는 등 외자 기업의 공회 설립은 추세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노동자들의 임금 수준이 매우 낮다며 앞으로 최저임금 인상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쑨 부주석은 "공회는 노동자의 편도 자본가의 편도 아니며 둘 사이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고 또 문제를 원만히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존재"라고 전제한 뒤 "회사 사장들이 제대로 된 임금을 주지 않고 일을 시키면 직원들이 성심껏 노동을 하지 않고 이것은 회사의 손해로 직결된다는 단순한 사실을 기업인들이 깨달았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