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원 지식.경험 공유

他부서와 온라인 협업

삼성SDS가 웹2.0의 특징 중 하나인 '집단지성'을 경영에 도입한다.

전 임직원의 지식과 경험은 물론 권한까지 공유하는 참여형 경영정보시스템 '오픈플레이스'를 구축해 최근 가동에 들어갔다.

커뮤니티를 통해 임직원이 의견을 교환하거나 프로젝트를 함께 수행하는 사례는 많지만 이를 경영시스템에 도입하기는 국내 처음이다.

삼성SDS의 오픈플레이스는 임직원의 집단지성을 활용해 경영 효율을 높이기 위한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폐쇄된 소수가 아니라 개방된 다수의 지혜를 모아 문제를 해결한다'는 집단지성의 취지에 맞게 구축됐다.

네이버 '지식검색'처럼 여러 사람의 지혜를 활용할 수 있는 경영시스템을 구축했다고 보면 된다.

오픈플레이스는 각 부서의 사업 경험과 정보를 한자리에 모으고 토론,제안,지식 및 경험 공유,사업 수행,결과 보고,결과에 따른 보상 등 업무 처리 전 과정을 일원화했다.

단순히 의견을 공유하는 차원이 아니다.

소속 부서에 관계없이 모든 임직원이 회사의 각종 업무에 참여할 수 있게 해 놓았다.





오픈플레이스는 삼성그룹 업무시스템 '마이싱글'에 삼성SDS 임직원만이 들어갈 수 있는 코너로 마련됐다.

안각현 삼성SDS 지식경영센터장은 "1년 365일 임직원이 처리하는 모든 업무가 시스템에 그대로 저장된다"고 설명했다.

종래 이메일이나 문서로 이뤄졌던 업무 과정이 처음부터 끝까지 시스템에 남는다는 것.

업무관리 메뉴는 업무 등록,지시 업무,받은 업무,완료 업무 등으로 세분화되고 다시 모든 임직원이 참여할 수 있는 하위 메뉴로 나뉜다.

예를 들면 모 증권사 결제시스템을 구축하는 A라는 업무가 있다면 담당 부서장은 이를 지시업무에 띄운다.

그러면 업무명,과정,지시자,참여 멤버,업무 내용,시작일,완료일 등이 공개된다.

부서장은 A에 필요한 인력을 타 부서장의 온라인 승인을 받아 언제든지 끌어올 수 있다.

참여 멤버의 윤곽이 드러나면 '협업 커뮤니티'가 자동으로 생성된다.

커뮤니티 공지 사항과 토론 공간에서는 프로젝트 진행 상황을 실시간 확인할 수 있고 A와 연관된 회사 내 모든 정보와 지식을 들여다볼 수 있다.

A 혹은 A와 유사한 프로젝트의 영업 제안부터 사업 수행 과정,기술 등에 관한 기록을 전부 망라한다.

A와 비슷한 일을 경험한 임직원의 업무수행 능력,이력,전화번호 등을 띄워주는 '전문가 멘토' 메뉴도 있다.

이들은 해당 커뮤니티에 얼마나 좋은 조언을 하느냐에 따라 인센티브를 받는다.

삼성SDS는 오픈플레이스 활용이 조기에 정착될 수 있도록 임직원의 참여를 독려하는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

시스템을 구축한다고 바로 성과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부서 간 벽을 허무는 일은 생각보다 어려울 수 있다.

권한 소재 문제,업무처리 과정 공유에 따른 거부감이나 보안 문제 등이 숙제로 남는다.

일하는 방식은 물론 기업문화까지 바꾸지 않으면 정착하기 어려울 것이란 점을 들어 비현실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 같은 점을 의식해 김인 사장은 지난 15일 전 임직원에게 보내는 '월요편지'에서 의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라고 당부했다.

김 사장은 "오픈플레이스는 일하는 방법과 조직문화를 획기적으로 바꾸어 놓을 것"이라며 "오픈플레이스가 우리의 지식과 지혜를 집대성한 명품으로 발전하도록 적극 참여하자"고 역설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