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랭킹 1위 로레나 오초아(멕시코)가 미국 LPGA투어 삼성월드챔피언십(총상금 100만달러)에서 우승하며 2년 연속 '올해의 선수'상을 확정지었다.

오초아는 15일(한국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팜데저트 빅혼GC(파72·6645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날 버디 7개,보기 1개로 6언더파 66타를 몰아쳐 4라운드 합계 18언더파 270타로 2위 김미현(30·KTF)을 4타차로 따돌리고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시즌 7승을 거둬 작년에 세웠던 자신의 시즌 최다승 기록(6승)도 갈아치웠다. 우승 상금 25만달러를 보탠 오초아는 시즌 상금이 331만8000달러로 불어났다.

오초아는 이번 우승으로 올해의 선수상 포인트 30점을 추가해 총 360점을 획득,남은 대회와 상관없이 MVP를 확정지었다. 195점으로 2위인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이 남은 5개 대회를 모두 우승한다고 해도 오초아를 이길 수 없다.

페테르센과 공동 선두로 마지막 라운드에 나선 오초아는 첫 홀부터 버디를 뽑아내 기선을 잡았고 3,8,10번홀에서 1타씩을 줄이며 선두를 질주했다. 장정(27·기업은행)과 안젤라 박(19)에 잠깐 공동 선두를 허용했지만 14번홀 1.5m,15번홀 3m 버디를 성공시키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특히 지난주 롱스드럭스챌린지 연장전에서 패배를 안겼던 페테르센과 동반 플레이를 치른 오초아는 "연장전에 진 사실 때문에 더 우승하고 싶었다"며 "최고의 자리에 오른다는 게 좋고 노력한 대가를 받았다고 여겨져 기쁘다"고 말했다.

경기장에는 멕시코계 팬들이 대거 몰려와 멕시코 국기를 흔들며 '비바 로레나'를 외쳐 마치 축구장을 방불케 했다. 페테르센은 이븐파 72타에 그쳐 합계 12언더파 276타로 5위로 내려갔다.

김미현은 전반에 1타를 잃었으나 후반에서만 4타를 줄이는 집중력으로 단독 2위로 올라섰다. 김미현은 "아침에 오렌지 주스를 마신 게 탈이 나 경기 도중 토하기도 하는 등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며 "긴 코스에서 기대하지 않았던 좋은 성적을 거둬 만족한다"고 밝혔다.

장정은 2번홀 버디를 잡아 선두그룹에 합류한 뒤 9번홀(파4)에서는 10m 거리에서 친 벙커샷이 홀에 빨려들어가 다시 공동 선두에 나섰으나 13,17번홀에서 보기를 범하며 합계 13언더파 275타로 안젤라 박과 공동 3위에 만족해야 했다.

미셸 위는 6개의 버디와 더블보기 1개,보기 3개로 1언더파 71타를 기록하며 나흘 만에 첫 언더파 스코어를 냈다. 합계 18오버파 306타로 베티나 하우어트(독일)를 1타차로 제치고 꼴찌를 모면했다. 올해 8개 대회에 출전한 미셸 위가 언더파 스코어를 작성한 것은 에비앙마스터스 2라운드(71타)에 이어 두 번뿐이다. 미셸 위는 "이번 대회는 정말 잊고 싶다. 오늘은 실수도 많았지만 퍼팅이 잘 됐다. 오늘 성적 덕에 자신감을 다소 되찾았다"고 밝혔다.

한편 오초아를 비롯해 김미현,박세리 등 이 대회에 출전했던 선수들은 대부분 한국행 비행기에 올라 19일 마우나오션CC에서 열리는 하나은행-코오롱 챔피언십에 출전한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