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업계에 이런 우스갯소리가 있다.

우리나라에서 잘 팔리지 않는 휴대폰이 4종류가 있는데 막대형(바 타입),스마트폰,뮤직폰,고화소 카메라폰이라는 얘기다.

고화소 카메라폰의 경우 수년 전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치열하게 경쟁을 벌였으나 외면당했다.

바로 이 시장에 LG가 재도전한다.

다음 달 말께 500만 화소 카메라폰 '뷰티폰'을 내놓는다.

LG전자는 뷰티폰을 SK텔레콤,KTF,LG텔레콤 등 이동통신 3사를 통해 판매한다.

3세대 이동통신 시장이 커지고 있는 점을 감안해 3세대 폰으로 내놓을 계획이다.

가격은 70만원대 중반으로 비슷한 기능의 일반 휴대폰보다 10만원 남짓 비싼 편이다.

그러나 LG는 기능에서 강점이 있다고 강조한다.

독일 슈나이더가 인증한 렌즈를 장착했고 손떨림 방지,ISO800 고감도 촬영,밝기 자동조절 등의 기능을 갖췄다는 것.

LG전자는 500만 화소 뷰티폰이 성능에서 같은 화소의 디지털카메라에 뒤지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전에 나온 500만 화소 카메라폰과 달리 디지털카메라 기능을 다수 채택했다는 얘기다.

따라서 굳이 디카를 따로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된다고 말한다.

현재 대다수 휴대폰은 100만 화소나 200만 화소 카메라를 장착했다.

뷰티폰이 주목받는 것은 그동안 고화소 폰이 시장에서 수차례 외면당했기 때문이다.

삼성과 LG는 2004년부터 2005년 사이 100만,200만,300만,500만 화소 폰을 앞다퉈 내놓으며 경쟁했다.

'기술에선 우리가 앞선다'고 자랑하려는 듯했다.

결국 2005년 7월 삼성이 700만 화소 폰을 내놓으면서 기술경쟁은 일단락됐다.

이 싸움은 '상처'만 남겼다.

소비자들은 고화소 폰을 사주지 않았다.

무엇보다 가격이 일반 휴대폰보다 20만원가량 비싼 게 흠이었다.

게다가 고화소 카메라를 장착하다 보니 크고 무거웠고 화질이 디카에 미치지 못했다.

삼성은 지난해 말 1000만 화소 폰을 내놓고 고화소 폰 시장을 다시 타진했으나 재미를 보지 못했다.

뷰티폰 출시 계획이 알려지자 업계 관계자들은 호기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최근 수년 새 휴대폰 기술이 많이 발달했다고 하지만 고화소 폰에 대해 소비자들이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카메라 업계 관계자는 "휴대폰이 발달한 만큼 카메라도 발달했다"며 "디카 시장을 잠식하진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LG전자는 승산이 있다고 주장한다.

현재 디카 시장이 전문가용과 일반 소비자용으로 양극화된 상태에서 휴대폰으로 카메라 기능까지 해결하려는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프라다폰'에서 재미를 본 터치스크린 기능을 채택해 디자인에서 기존 카메라폰보다 월등히 낫다고 강조한다.

삼성전자는 국내 소비자들이 LG 뷰티폰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지켜보고 있다.

삼성은 최근 유럽 시장에 500만 화소 카메라폰 2종(SGH-G600,G800)을 내놓았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국내 출시 계획은 가지고 있지 않다.

LG 뷰티폰이 인기를 끌면 그때쯤 내놓아도 늦지 않다는 입장이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