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일본 오사카부(府) 미노(箕面) 시에 위치한 훼미리마트 덴덴(占占)점.20평 규모의 매장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반쪽 간이식품' 진열장 앞이 점심 식사를 해결하기 위해 온 직장인들로 붐볐다.

일반 샐러드,샌드위치,컵라면 등에 비해 크기와 가격이 절반 수준인 반쪽 식품을 사려는 사람들이 몰려든 것.매장 인기 상품인 '오뎅 컵라면'(150g·140엔)을 절반으로 줄여 놓은 '미니 오뎅라면'은 지난달 시판 이후 하루 평균 100여개가 팔리며 일반 오뎅 컵라면의 매출을 앞지르기 시작했다.

다카무라 쓰요시(高村 鋼) 점장은 "열량을 일반 상품에 비해 20~30% 가까이 줄이고 영양 성분 등의 비율은 성인 한 끼 섭취량으로 충분할 정도로 높인 반쪽 간이식품이 인기"라며 "이달 초 매장 내 반쪽 간이식품은 200여개로 작년 이맘 때쯤에 비해 두 배가량 늘어났다"고 말했다.

일본 편의점업계에 반쪽 간이식품 바람이 거세다.

여성 직장인,싱글족의 증가와 함께 고령층이 주요 소비 계층으로 자리 잡으면서 소식(小食)을 하는 일본인 수가 점점 늘고 있어서다.

일본 편의점업계 매출 순위 1위인 세븐일레븐은 작년 11월부터 일반 오뎅(꼬치) 크기보다 5㎝가량 작은 '미니 오뎅'(개당 90엔)을 선보인 이래 하루 평균 50개 이상 팔리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미니스톱은 일반 아이스크림의 반쪽 크기에 열량을 20%가량 낮춰 먹는 재미와 귀여운 느낌을 동시에 주는 '디저트 아이스크림'(90엔)을 팔고 있다.

일본 편의점의 '효자 상품'인 가공 식품과 도시락에 대한 손질도 가해지고 있다.

일본 편의점들은 가공식품 하면 '값은 싸지만 맛은 별로'라는 소비자들의 선입관을 깨기 위해 최근 스파게티와 닭튀김 등의 가공식품 조리 단계에서부터 전문 요리사의 감수를 받고 있다.

훼미리마트 간사이(關西) 지부는 오사카에 있는 식재료 제조회사 '시노부(shinobu)'와 30년 전통 두부 제조기술을 갖고 있는 '간코' 회사 등 관서 지방의 유명 식재료 업체들과 손잡고 간사이 지방의 특산물만을 사용해 만든 도시락(5종류)을 최근 시판,도시락 매출 올리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마쓰오카 도오루(松岡 撤) 훼미리마트 간사이지구 담당 상품본부장은 "4만5000여개에 달하는 일본 편의점업계에서 앞으로의 경쟁 성패는 반쪽 상품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늘려 판매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오사카=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