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컨버전스의 영향으로 디지털 카메라와 캠코더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디카는 동영상 기능을 높이고 캠코더는 정지영상 성능을 배가시키며 서로의 영역을 넘보고 있다.

산요코리아가 지난 10일 시판한 디지털 무비 카메라 '작티 VPC-HD1000'은 카메라와 캠코더 컨버전스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작티 VPC-HD1000'은 1920X1080 완전 고화질(풀 HD) 영상을 초당 60프레임으로 촬영한다.

4기가바이트(GB) 메모리 기준으로 풀 HD 영상을 43분까지 담을 수 있다.

800만 화소,초당 7프레임 고속 촬영,ISO 3200 고감도,피사체와 카메라의 흔들림을 모두 잡아주는 멀티 떨림 방지 등 카메라 기능도 웬만한 디카에 못지않다.

'VPC-HD1000'은 풀 HD급 제품 중 세계 최소형·최경량 제품이다.

손에 잡은 느낌은 어린 시절 권총을 잡은 듯한 느낌이다.

콤팩트 디카보다는 다소 커 손이 작은 사람에게는 그립감이 그리 좋지 않다.

그렇다고 휴대성이나 이동성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다.

사용자 피로를 낮춰 주는 105도 촬영 각도의 인체공학적 디자인 등도 장점이다.

우연히 올림픽 도로를 지나다 '서울 불꽃축제'를 영상에 담을 기회가 생겼다.

차를 세우고 작티를 꺼내는 데 걸린 시간은 15초 남짓.초기 기동 시간이 짧고 버튼 조작이 쉬운 작티의 장점을 유감 없이 발휘한 순간이다.

광학 10배줌 등을 이용해 불꽃놀이 영상을 다양하게 담을 수 있었다.

다만 촬영 시간이 10분을 넘어가자 인체공학적 디자인의 '작티'도 팔에 부담을 주기 시작했다.

HDMI 단자를 지원해 찍은 영상을 LCD TV나 디지털 TV에서 바로 볼 수 있는 것도 편했다.

줌이나 다시 보기/레코딩 전환,메뉴 조작 등 인터페이스 디자인도 직관성이 뛰어나게 배치돼 매뉴얼 없이도 쉽게 적응할 수 있었다.

다만 셔터 버튼이 손잡이 윗부분에 배치돼 급하게 누를 때는 약간의 떨림을 감수해야 했다.

멀티 떨림 방지를 이용해 보완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전용 카메라와 비교할 때는 아쉬운 부분 중 하나였다.

권총 모양과 유사한 디자인에서 착안해 다음 버전부터는 권총 방아쇠 자리에 셔터 버튼을 배치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