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의 실질적인 대주주가 론스타가 아니라 ABN암로 등 해외 금융기관일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경환 한나라당 의원은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국정감사 질의서에서 "2003년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할 당시 자금을 대준 KEB홀딩스는 4개 펀드로 구성돼 있으며 이 중 KEB인베스터스에는 네덜란드계 은행인 ABN암로의 홍콩지점이 자금을 출자했다"고 14일 밝혔다.

이 같은 주장이 사실이라면 론스타가 채권 발행을 통해 외환은행 인수 자금을 마련했다는 2005년 3월30일 공시는 거짓일 수 있다는 게 최 의원 측 설명이다.

최 의원은 "론스타의 공시처럼 ABN암로가 6%의 이자를 지급받는 채권을 인수했다면 수익률이 일정해야 하는데 지난해와 올 1분기 외환은행 관련 손익이 큰 차이를 보인 것은 ABN암로가 채권이 아닌 주식이나 주식 연계 상품에 투자했기 때문일 수 있다"고 말했다.

ABN암로가 지난 4월 보고서에서 "외환은행 지분의 시장 가격 변화가 운영 수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밝힌 점도 주식 연계 파생 상품일 가능성을 뒷받침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 같은 정황에 비춰볼 때 "론스타는 지분 일부만을 보유한 채 ABN암로로부터 의결권을 위임받아 외환은행 대주주 역할을 했을 뿐 실제 대주주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최 의원은 "론스타가 2003년 외환은행 인수 당시 실제 주주를 숨겨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했다면 외환은행 인수 승인을 취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