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주가 수준은 오버슈팅(과도한 상승)이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강세장에서는 적정가치 대비 15% 정도 더 올라갔다. 따라서 2200선까지 주가가 상승할 것이다."

지난 5월 코스피지수가 1600 수준으로 오르면서 많은 분석가들이 비관론을 주장했을 때 1950까지 주가가 오를 것이라며 강세론을 펼쳤던 김학주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이 이번엔 보수적 시각으로 시황관을 바꿨다.

그는 현 주가는 고평가된 상태며 중국의 물가 상승 위협이 현실화할 경우 주가가 하락할 수 있어 리스크 관리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당분간 주가는 더 강세를 보일 것이며 자동차와 건설 업종 및 일부 정보기술(IT) 업체를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 주가 수준을 어떻게 보나.

"오버슈팅이다.

기업 이익을 기준으로 보면 1850~1950 정도가 적정하다.

하지만 지금 시장 참가자들은 모든 현상을 좋게 보려는 심리가 강하다.

이런 상황에서는 경험적으로 본질가치의 15% 정도는 오버슈팅한다.

따라서 2200까지 주가가 오르겠지만 언젠가는 본질가치로 돌아온다."

―적정 가치 산정의 근거는.

"자기자본이익률(ROE)이 16.5%이고 자본조달비용은 11% 정도기 때문에 적정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6~1.7배 수준이 돼야 한다.

이런 기준으로 보면 적정주가는 1950 정도다.

주가수익비율(PER)도 14배 정도인데 이는 역사적 고점이다.

물론 국내 기업의 이익이 늘어난다면 PER가 떨어지겠지만 4분기부터 기업 이익이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

또 미국의 신용 경색 문제는 아직 시작도 되지 않았다는 게 내 생각이다.

연말까지 미국 소비자들이 상환해야 할 빚이 400조원 정도 된다.

따라서 미국에서 소비 위축이 현실화될 수 있고 미국 경기에 영향을 받는 IT 기업들의 실적 하향 조정이 생길 수 있다."

―미국이 위축되더라도 중국의 성장세가 지속되는 한 큰 문제가 없다는 견해도 있다.

"중국의 물가가 문제다.

중국은 설비투자를 할 만큼 했기 때문에 이제 소비가 경제 성장을 이끌어야 한다.

그런데 소비가 늘어나는 순간 물가 상승 압력이 엄청나게 높아진다.

중국의 물가상승률이 8~9%로 높아지면 대단히 위험한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

또 미국의 소비가 위축되면 중국의 수출 기업이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현재 중국 상장 기업의 25% 정도는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갚지 못하고 있다."

―많은 분석가들이 2009년까지 대세상승을 전망하고 있는데 너무 비관적인 시각 아닌가.

"2009년까지 대세상승이 이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리스크 요인은 생각보다 심각하다.

미국인들이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상태에서 주택가격 상승분만큼 추가 소비한 금액이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4%를 넘는다는 통계도 있다.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흥청망청 소비를 한 것이다.

집값이 하락하면 소비 규모가 줄어들 수 있다.

물론 중국이 성장하면 미국발 충격을 완충시킬 수 있겠지만 아직 그러기에 중국은 너무 젊다.

1930년대 유럽에서 미국으로 헤게모니가 넘어갈 때 유럽이 아니라 미국에서 대공황이 생겼다.

우여곡절 끝에 미국이 초강대국이 됐듯 중국도 결국 초강대국이 되는 과정에서 통제 불가능한 위험이 생길 수 있다."

―현 시점에서 투자 전략은.

"주가가 더 오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지금 서둘러 팔 필요는 없다.

하지만 2200 부근에서 기업 실적이 하향 조정되거나 인플레 압력이 생긴다면 리스크 관리를 해야 한다.

업종별로는 자동차와 통신,건설 등을 주목해야 한다.

건설업은 세계 경기 둔화 시 오히려 수혜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또 경쟁력있는 IT업체인 LG전자 삼성전기 삼성테크윈 등도 좋게 보고 있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