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로베르 피테 소르본大 총장

"원하는 모두가 대학게 들어가는 시스템은 수많은 사회적 탈락자 양산하는 지름길"

"교육을 사회서비스로만 생각하고 교육권 등에서 평등주의만 강조하다 보니 대학 경쟁력이 심각하게 약화됐습니다. 프랑스의 미래를 위해서는 보다 강력하게 대학 개혁이 이뤄져야 합니다."

장 로베르 피테 소르본대(파리4대학) 총장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추진 중인 교육개혁 정책의 가장 강력한 지지자 가운데 한 사람이다.

프랑스 대학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교육 부문에도 효율과 경쟁이 강조되는 '미국식 마인드'를 수용할 필요가 있다고 스스럼없이 얘기한다.

피테 총장은 "프랑스의 미래를 위해서는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정부가 추진 중인 개혁이 성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프랑스 대학 교육의 가장 큰 문제로 '원하는 모두가 입학할 수 있는 시스템'을 꼽았다.

이 시스템이 수많은 '탈락자'를 양산하고 있다는 게 그의 비판이다.

세계적으로 이름이 널리 알려진 소르본대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바칼로레아(고교 졸업인증시험)를 통과하면 누구나 대학에 갈 수 있다 보니 공부하려는 열의가 떨어지고 이로 인해 입학생의 40% 정도가 졸업장을 받지 못한 채 중도 탈락하고 있습니다. 학생과 대학 모두에 바보 같은 짓입니다."

그는 "대학으로서는 중도 탈락이 분명한 40%를 위해 가뜩이나 부족한 시간과 재원을 낭비할 수밖에 없고 사회적으로는 졸업장 없이 대학을 떠난 학생들의 문제가 심각하다"고 덧붙였다.

피테 총장은 대학 재정도 크게 걱정하고 있다.

"모두가 공립인 프랑스 대학은 학비 수입이 사실상 '제로'일 뿐 아니라 기업 출연금도 법으로 금지돼 있습니다. 오직 정부 예산으로 운영되는데 터무니없이 적기 때문에 교육 투자를 제대로 할 방법이 없습니다. 투자 없이는 발전을 꾀할 수 없습니다."

그는 최근 학생 등 대학 구성원들의 강력한 반발로 프랑스 정부가 추진 중인 대학 개혁이 더디게 움직이는 데 대해 우려도 나타냈다.

"대학에 학생선발권을 주고 학생들에게 수업료를 부담시키며 재정 확보 및 운용의 자율성을 획기적으로 높여야만 합니다. 그래야 대학이 살고 프랑스의 국가경쟁력도 지속,강화시킬 수 있습니다.하지만 대학 구성원들의 반대 목소리가 커지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피테 총장은 최근 들어 소르본을 다시금 세계 최고의 대학으로 태어나도록 하기 위해 발로 뛰고 있다.

지난해 아랍에미리트(UAE) 수도 아부다비에 첫 해외 캠퍼스를 개설해 외연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양쪽 모두에 도움이 된다면 한국 대학이나 기업과도 얼마든지 협력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