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가 생긴 후 시간이 지나면 사람의 몸은 상처를 스스로 치유한다.
상처가 표피에 머물면 괜찮지만 진피까지 들어가면 흉터가 남을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이런 저런 흉터를 갖고 산다.
그러나 대부분이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여기는 이 흉터가 사실은 생기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라는 데 문제가 있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상처가 생기면 딱지가 생겨야 빨리 아무는 것으로 생각,딱지가 생성되도록 치료를 했다.
상처 부위에 1회용 밴드나 거즈 등을 붙이는 '건조 드레싱' 방식이다.
하지만 이런 방법은 상처 부위가 건조해져 작은 상처에도 흉터가 남고 상처 회복이 더디다.
상처 부위의 감염을 막기 위해 사용하는 항균제나 소독약이 상처 치유에도 효과가 있다고 여기고 있는데,피부 상피 세포의 재생을 방해해 상처를 오히려 늦게 아물게 할 수 있다.
그러나 상처가 심하게 오염돼 감염 우려가 있는 경우나 얼마나 감염됐는지 겉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때는 소독을 하는 것이 좋다.
또 지저분한 환경에서 상처가 난 초기에는 요오드나 과산화수소 등을 이용해 이물질이나 균을 제거하는 것은 상처의 감염을 예방해 상처가 빠르게 치유되도록 도와준다.
하지만 상처가 깨끗할 때는 이런 소독은 오히려 피부의 재생에 방해가 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상처 치료에는 어떤 방법이 좋을까.
영국의 동물학자 윈터는 건조 상태보다 수분을 적당히 유지하고 있는 촉촉한 상태에서 피부 세포가 40% 정도 빠르게 재생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를 바탕으로 최근 상처 부위를 촉촉하게 유지시켜 흉터 발생을 억제하고 빠르게 아물 수 있도록 해주는 '습윤 드레싱 밴드'가 상처 치료의 주요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초창기에는 필름을 주로 이용했으나 최근에는 삼출액 흡수 및 보습환경 조성에 보다 유리하고 사용이 간편한 '하이드로 콜로이드 소재'나 '폼 소재'가 습윤 드레싱 밴드의 주종을 이루고 있다.
일동제약의 '메디터치'와 '메디폼'이 대표적인 습윤 드레싱 밴드다.
두 제품 모두 자체 접착성을 갖고 있어 상처 면에 잘 붙어서 상처 치료에 알맞은 습윤 환경을 제공한다.
별도의 상처 치료 연고를 바를 필요가 없으며,한 번 붙이면 2∼3일 동안은 갈아주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경제적이면서도 상처 보호에 효과적이다.
그러나 메디터치는 자체 접착력이 있는 반면 메디폼은 별도의 접착 소재를 사용해야 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 때문에 메디터치는 비교적 가벼운 상처에,메디폼은 진물이 많은 깊은 상처에 적합하다고 일동제약 측은 설명했다.
대웅제약의 '이지덤'도 메디터치처럼 자체 접착력을 가진 습윤 드레싱 밴드 중 하나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이 제품은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습윤 드레싱 밴드라고 대웅제약 측은 설명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