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채권시장이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발 신용위기로 꽁꽁 얼어붙었던 채권시장이 우량 회사채 발행이 늘어나면서 활기를 되찾고 있다.

CNN머니는 9일 서브프라임 사태에 놀란 투자자들이 투자등급 이하인 정크본드나 하이일드본드에서 빠져나와 상대적으로 안전한 투자등급 이상 회사채로 몰리면서 우량 회사채 발행에 숨통이 트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에 따르면 미국의 투자등급 이상 회사채 발행 규모는 지난 8월 910억달러에서 9월엔 1010억달러로 증가했으며 이달에도 9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1,2분기 실적에 비해 줄어든 것이지만 다른 채권시장에 비해선 타격이 덜한 편이다.

CNN머니는 이 속도라면 미국 내 투자등급 이상 회사채 발행 규모는 올해 총 1조달러를 돌파,신기록을 달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액션 이코노믹스의 킴 루퍼트 채권담당 애널리스트는 "막대한 규모의 현금이 투자처를 찾고 있는 상황"이라며 "투자등급 채권은 이들 자금에는 훌륭한 투자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기업의 단기자금 조달 창구인 기업어음(CP) 시장도 기지개를 켜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에 따르면 우량 CP는 지난 8월 거의 발행이 중단됐다가 9월27일~10월3일 일주일간 45억달러 늘어났다.

물론 불확실성이 완전히 가시진 않았다.

세계 경제 상황과 기업의 채무 상환에 대한 불안감이 아직 남아 있어 시장에선 높은 금리가 형성돼 있다.

무디스에서 글로벌 채권시장을 조사하는 존 론스키에 따르면 신용등급 A의 장기 회사채 금리 스프레드(국채 기준금리에 얹는 금리)는 1.41%로 장기 평균인 1.26%를 웃돌고 있다.

위험도가 높은 채권들 또한 발행량이나 금리 측면에서 당분간 이전 수준을 회복하기 어려워 보인다.

지난달 퍼스트데이터코프의 차입매수(LBO)를 위한 채권 발행이 성공했지만 3분기 LBO 관련 채권 발행 물량은 64% 줄어든 680억달러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이는 분기별로 따져 2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