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에서 자동차로 4시간 거리에 있는 오티스 본사.세계 최대 엘리베이터 생산업체라는 사실이 무색할 정도로 이 주변에는 공장이 단 한곳도 없었다.

이곳뿐만이 아니다.

오티스는 미국 내에는 공장이 없다.

세계 곳곳에 공장이 흩어져 있으며 이 가운데 경남 창원 공장이 규모가 가장 크다.

전체 6만1000명의 직원 중 85%인 5만2000명이 미국 밖에서 일하고 있다.

이 때문일까.

오티스 본사에서 만난 조셉 부다 글로벌 리더십 개발 이사는 오티스가 요구하는 인재의 조건으로 "현장을 잘 알아야 한다"는 점을 유난히 강조했다.

현장에 대한 이해 없이는 세계 곳곳의 직원과 공장을 제대로 끌고갈 수 없다는 것이다.

오티스의 리더 교육도 철저히 현장 중심으로 이뤄진다고 한다.

"가령 버즈두바이 공사 현장에 가서 교육하는 식이죠.리더가 될 만한 인재들이 여기를 둘러보고 현장 직원들과 직접 이야기하다 보면 배우는 게 많아요."

리더교육을 어느 나라에서 할지는 경영진이 글로벌시장의 상황을 고려해 결정한다.

흥미로운 점은 교육과정에서 호텔을 전혀 이용하지 않는다는 것.호텔에 모여 세미나를 한다거나 강의를 듣는 일은 없다.

항상 현지 공장이나 오티스 제품이 설치된 빌딩,공사장 같은 곳을 둘러보며 현장 체험을 한다.

비즈니스로 사람을 만날 때도 호텔보다는 이왕이면 현지 공장 같은 곳에서 약속을 잡는다.

부다 이사는 "오티스에선 일터가 곧 교실"이라고 말했다.

그 자신도 현장 경험이 풍부하다.

그는 대학 졸업 후 오티스의 지주회사격인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에 헬리콥터 조립공으로 입사했다.

그곳에서 '블랙호크'를 조립했다고 한다.

그러다 두각을 나타내면서 생산팀장이 됐고 이때 HR 분야에서 일해보지 않겠느냐는 제의를 받고 진로를 바꿨다.

"기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생산직 직원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잘 알기 때문에 현장 직원들을 상담하거나 교육할 때 훨씬 유리하죠."

세계 최대 엘리베이터 생산업체의 헤드쿼터(본부)는 이렇게 '현장 인력'으로 돌아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