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의거리'에 문화를 불어넣어야

문화의거리는 270m에 불과한 짧은 거리지만 부평역세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않다.

현대식 상점가와 재래시장의 접점 역할을 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지하상가가 전면 재단장 후 유동인구로 북적이는 데 반해 지상의 패션상가와 재래시장은 갈수록 소비자 발길이 줄고 있다.

이 같은 추세를 역전시킬 수 있는 전위대 역할을 할 수 있는 곳이 바로 문화의거리다.

이유는 두 가지다.

우선 상인회의 조직화가 잘돼 있다는 점이다.

이들은 지난 10년간 힘을 잃어가던 상권에 자생력을 불어넣었다.

차없는 거리 지정,노점상 정리,이벤트 무대 설치,입구의 입간판,분수대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관(官) 주도가 아닌 민간 주도의 회생 몸부림이었다.

상점가와 재래시장을 이어주는 지리적 위치도 강점이다.

지상 상가 중 유일하게 이벤트를 벌일 수 있는 공간인 셈이다.

그러나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컨셉트가 설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설물들이 하나씩 설치되다보니 통합된 이미지 구축에 실패했다.

흔히 말하는 컨셉트 로드(Concept Road)의 3대 요소,즉 볼거리 먹거리 즐길거리 중 어느 하나도 충족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시설물이 많아도 특별한 이야기가 없는 거리는 '향기없는 꽃'과 같다.

유동인구 흡입력이 떨어지는 것이다.

따라서 문화의거리에는 젊음,낭만,사랑,빛 등 소비자 머리에 금방 떠올릴 수 있는 이미지를 불어넣어야 한다.

거리 나무종류를 벚꽃으로 바꾸어 봄에 벚꽃축제를 한다든지,인근 재래시장과 연계한 막걸리축제를 벌이는 방안도 생각해볼 수 있다.

거리 중앙의 무대를 이용해 주민 노래자랑이나 신세대 댄스 경연대회를 여는 것도 지역사회의 이야기 거리가 될 수 있다.

이 같은 이벤트는 매달 2회 정도 지속적으로,그리고 정기적으로 열어야 효과가 있다.

특정 시점에 그 곳에 가면 항상 재미 있는 이야기 거리가 있다는 인식을 소비자들에게 심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상점가와 재래시장 잇는 특화 골목 들어서야

현재 상점가와 재래시장은 지리적으로 이어져 있을 뿐 양쪽 소비자들의 교류가 전혀 없다.

재래시장 소비자들의 주류는 40∼60대 중년 여성들이며 상점가의 주역은 1020세대다.

두 곳의 접경인 문화의거리에 각종 이벤트가 열릴 수 있는 인프라가 갖춰진 것을 계기로 지금까지 서로 다른 세계였던 이질적 상업공간끼리 접목을 시도할 필요가 있다.

그 방안 중 하나가 특화 골목 조성이다.

문화의거리에서 사물놀이,댄스경연대회 등이 잇따라 열리면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일단은 구경거리가 된다.

모인 관객들을 상권 안에서 움직이도록 하려면 볼거리로는 부족하다.

먹거리와 즐길거리를 줘야 한다.

우선 인접한 재래시장 골목에 푸짐하고 값싼 안주와 막걸리를 파는 주점 골목이 형성되면 금상첨화다.

현재 이 곳에는 미로 같은 지저분한 골목에 순대집들이 흩어져 있다.

문화의거리에서 접근하기 쉽도록 통행로를 확보하는 한편 20∼50대까지 부담없이 막걸리를 들이킬 수 있는 토속 주점 골목으로 바꿀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재래시장 상품별 구획 정리 절실

부평구 일대에는 부평종합시장을 비롯 진흥종합시장 부평자유시장 등 10개의 크고 작은 시장이 있다.

이 중 부평종합시장이 매장면적 9072㎡,점포 수 355개로 가장 규모가 크다.

노점까지 포함하면 1000여개 점포가 부평종합시장 안에 문을 열고 있다.

일반적인 재래시장과 마찬가지로 노점상들이 무질서하게 자리잡고 소비자 통행로가 혼잡한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무엇보다 상품별 구획이 안 돼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자주 오지 않는 소비자가 아니면 알 수가 없다.

적어도 시장의 주력 상품인 농산물,수산물,축산물 정도는 특정 지역에 모여있어야 소비자들이 편리하다.

시장 안에서 가장 인기 있는 축산물 매장은 국산·수입산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원하는 부위별로 살 수 있도록 한데 모아 놓음으로써 대형 마트보다 더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엄청난 시간이 걸리는 고객 동선과 노점상 정리보다 상품별 구획 정리가 더 시급하다는 방증이다.


< 중기청ㆍ한경 공동 상권활성화 사업 >

◆김종국 중기청 시장지원팀장
◆박문준 시장경영지원센터 기획관리실장
◆서민교 맥세스FC실행컨설팅 대표
◆강창동 한경 유통전문기자

< 중기청ㆍ한경 공동 상권활성화 사업 >

중소기업청과 한국경제신문이 재래시장과 상점가를 활성화 하기 위한 사업을 공동 추진합니다.

이 사업에는 중기청 산하 시장경영지원센터와 한경 창업 자문위원단 등 전문가들이 참여할 예정입니다.

전문가들은 지역상권 현장을 실사한 뒤 상권활성화 방안을 제시합니다.

재래시장,상점가,지자체 등의 많은 관심과 신청을 기대합니다.

신청은 전화(017-328-0072)나 이메일(cdkang@hankyung.com)로 하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