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증권은 올 들어 국내 증권사 가운데 해외 자기자본투자(PI)에서 가장 공격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과거 미국 영국 등 해외 선진 금융시장 진출은 현지 주식 거래를 위한 사무소 수준이었으나 최근에는 직접 투자를 통한 글로벌 IB(투자은행)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포석이다.

이를 위해 김지완 사장이 직접 해외를 돌며 우수 인력을 선발하는 등 글로벌 역량을 갖춘 인재 확보에도 적극적이다.

지난 5월에는 증권선물거래소의 홍콩 IR(기업설명회)를 단독 후원하는 등 해외 투자유치설명회 활동도 대폭 강화하고 있다.

현대증권이 기존 선진시장 외에 최근 주목하고 있는 곳은 신흥시장이다.

중국에 대한 투자폭을 확대하는 가운데 인도 베트남 시장 진출도 적극 모색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경제의 새로운 축으로 급부상한 중국에서는 적극적 영업력 확대를 통해 시장선점 효과까지 기대하고 있다.

실제 현대증권은 2005년 업계 최초로 중국 국유은행의 부실자산 2억달러를 증권 형태로 유동화하는 데 성공하며 부실채권 시장 진입에 성공했다.

이어 올해 5월에는 중국 서부지역인 스촨성 지역에서 최소 3억달러 이상의 NLP(부실채권) 인수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최초로 중국 서부지역 금융시장 공략에도 성과를 보이고 있다.

중국에서의 한류 상품성 증대에 착안, MBC와 함께 한·중 합작 드라마 제작에 참여하는 '한류사모펀드'를 조성한 데 이어 '중국부동산투자펀드' 조성도 검토하고 있다.

카자흐스탄 몽골 등에도 남다른 관심을 보이고 있다.

현재 카자흐스탄 현지 자산운용사 인수와 함께 1300억원 규모의 현지 아파트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이미 아파트 개발사업에 100억원을 투자한 데 이어 국내 한 건설사가 짓고 있는 아파트의 일부를 1300억원에 사들여 이를 국내 투자자들에게 분양하는 PI사업도 추진 중이다.

또 카자흐스탄 금융시장 공략을 위해 현지에 자산운용사 설립도 검토하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7월에는 일본 도쿄 시내의 신축 레지던스빌딩을 125억원에 사들였다.

국내 증권사의 첫 일본 부동산 직접투자로 현대증권은 현지에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 형태로 건물을 사들였다.

현대증권 IB본부 관계자는 "기존 아시아 신흥시장 외에 카자흐스탄 몽골 등의 틈새시장에서도 한발 앞선 투자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며 "연초부터 공을 들여온 신흥시장에 대한 PI투자가 연말부터 가시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