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머징마켓 프리미엄' 시대 개막은 전세계 경제 성장의 축과 글로벌 자본의 블랙홀로 신흥시장이 부각된 데 따른 것이다.

그동안 세계 경제의 주축이었던 미국을 대신해 중국의 고속 성장이 자리잡아 가고 있다.

세계적으로 풍부해진 유동성도 이머징마켓과 비달러 자산으로 대표되는 유로화 및 세계 원자재 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중국의 고속 성장이 이어지는 한 '이머징마켓 프리미엄' 현상도 지속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전망이다.

하지만 사상 최고치를 잇따라 경신하고 있는 이머징마켓에 '버블'이 적지 않다는 경고음도 끊이지 않는다.


◆'이머징마켓 프리미엄' 배경

'이머징마켓 프리미엄'은 신흥 국가의 고속 성장이 원동력이다.

세계 경제가 과거 미국 일본 등 선진국 중심 체제에서 최근 들어 중국 인도 등 브릭스 국가와 자원개발국 등 신흥국가로 다극화되고 있다.

특히 중국의 고속 성장은 전세계 원자재 가격을 끌어 올리고 이는 자원보유국인 신흥국 기업들의 펀더멘털 강화로 이어지고 있다.

금융정보 업체인 톰슨파이낸셜에 따르면 이머징유럽과 이머징아시아 기업의 실적(향후 12개월 주당순이익) 전망치는 지난 한달 동안 0.83% 0.80% 높아진 반면 선진국과 선진유럽은 0.22%,0.09% 각각 감소했다.

이머징마켓으로의 자금 유입도 '이머징마켓 프리미엄'을 키운 요인이 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늘어난 유동성이 성장성 높은 이머징 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이머징포트폴리오닷컴에 따르면 신흥시장 관련 펀드로의 자금 유입 규모는 2주 연속 50억달러를 넘었고 아시아(일본제외)투자펀드에만도 2주 연속 28억달러 이상이 들어왔다.

이에 비해 미국에 대한 외국인들의 투자는 현저히 줄어드는 추세다.

미국 자본시장에 대한 외국인 투자 규모는 지난 7월 247억달러로 2003년 9월 이후 최저치로 돌아섰고,특히 국채 투자는 93억달러 순매도로 집계됐다.

강신우 한국투신운용 부사장은 "미국 금리 인하로 금융시장이 안정을 보인 후 이머징시장 주식에 대한 위험 선호도가 크게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달러화 약세도 세계 자본의 흐름을 신흥시장으로 돌려 놓고 있다.

비달러화인 유로화를 비롯해 원자재 시장으로 자금이 몰려들고 있는 것이다.

조익재 CJ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원자재 가격이 강세이다보니 세계 증시에서 원자재 관련 주가 폭등하고 원자재 연관 산업인 조선 해운주도 크게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원자재 관련 주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브라질 증시 등이 급등한 이유인 셈이다.

◆'이머징 프리미엄' 베이징올림픽 이후까지 이어질 듯

내년 베이징올림픽 이후 중국 경제 성장이 크게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점차 힘을 잃어가고 있다.

영국 경제주간지인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중국 경제 고속 성장이 최소 2년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중국 성장이 끝나기 전까지 이머징마켓 프리미엄은 계속될 것"이라며 "기술적으로 한 두달 조정은 나올수 있지만 큰 흐름 내 미세적인 변화로 이머징마켓 강세에 편승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익재 센터장은 "과거 일본이나 한국 등 올림픽 개최국의 GDP 성장률을 보면 개최 연도에 성장률이 둔화된 적은 한 번도 없다"며 "중국 긴축의 효과는 2009년은 돼야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버블 우려도 여전

이머징 시장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고평가 우려를 제기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너무 가파르게 많이 올랐다는 점이 그 이유다.

이종우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선진국과 비교할 때 밸류에이션(주가수준) 부담을 털어내기 어려울 것"이라며 "선진국 시장의 상승추세가 유지되지 않는다면 이머징 시장도 시간이 지나면 약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머징 시장의 '나홀로 강세'는 있을 수 없다"며 "예전보다 높은 금리 수준이 글로벌 유동성 축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학주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도 "미국 소비가 둔화될 경우 생산기지인 중국 경제 성장도 둔화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