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0년 전에 기록된 중동 최고의 문학작품 '아라비안 나이트'.

그 속에 담긴 '알라딘''알리바바와 40인의 도적''신밧드의 모험' 등 상상력 가득한 이야기들은 오늘날에도 아이들을 사로잡고 있다.

이와 더불어 전 세계인을 흥분시키는 또 하나의 판타지가 21세기에 새롭게 펼쳐지고 있다.

바로 '두바이안 나이트(Dubaian Night)'다.

세계인들은 아랍에미리트연방의 7개 토후국 중 하나인 도시국가 두바이에서 일어나고 있는 '만화 같은 실제 이야기'의 기적을 보기 위해 두바이로 향한다.

제주도의 두 배에 불과한 면적,낙타도 헉헉거리는 열사의 땅,약간의 석유 외에는 자원도 거의 없는 나라,두바이는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하늘로 치솟는 세계 최고층 빌딩을 짓고,세계 최초의 7성급 호텔,세계 최대의 인공섬과 수중 호텔,사막 속 스키장과 세계 최대의 놀이공원을 건설하고 있다.

상상의 나라,비즈니스 천국을 꿈꾸는 그곳에 '두바이 주식회사 CEO'로 불리는 셰이크 무함마드가 있다.

책의 제목 '두바이 CEO의 창조 경영'(서정민 지음,청림출판)은 이를 반영한 것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두바이안 나이트'의 주인공 셰이크 무함마드를 집중 분석했다.

외국 관광객과 투자 유치를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고 밀어붙인 셰이크 무함마드는 불과 10여년 만에 두바이를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두바이의 마술사'라 불리는 그는 금융허브의 토대가 된 비관세 정책,항공운항 편수를 무제한 허용해 물류·관광 허브를 가능케 한 '오픈 스카이 정책'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놓고 이를 실행에 옮겼다.

외국계 은행에 단 2시간 만에 등록증을 내주는 효율적인 행정시스템과 빛의 속도로 움직이는 의사결정 과정을 가능케 했다.

이는 모두 세이크 무함마드 리더십의 성과이다.

저자는 셰이크 무함마드의 리더십을 '3박자 리더십'으로 분석한다.

적은 인구라 먹고 살 수 있을 정도의 석유가 있음에 만족치 않고 미래를 준비하는 위기의식,창조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비전,불가능해 보이던 것들을 현실화해 내는 불도저 같은 추진력이 바로 그것이다.

이를 기반으로 기발한 아이디어와 상상을 초월하는 발상으로 세계인을 불러모으고 투자를 끌어들이는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이는 "두바이에서는 실패를 제외한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강조하는 지도자의 리더십 원동력을 배우고 벤치마킹하려는 움직임이 한창인 우리나라의 기업이나 행정부처,지방자치단체들이 눈여겨볼 대목이다.

또한 셰이크 무함마드가 직접 쓴 아랍어 자서전 '나의 비전'을 분석한 책의 말미 부분은 중동 정세와 아랍어에 정통한 저자가 아니면 할 수 없었을 일이다.

이를 통해 두바이의 실상과 리더십 근원을 좀 더 면밀하게 살펴볼 수 있게 되었다.

작지만 강한 부자 나라로 변신하고 있는 두바이는 35년 동안 중동 경제를 전공해 온 나에게도 오아시스 같은 존재다.

테러,석유,화약고 등으로 묘사돼온 중동지역에서 벤치마킹할 만한 대상 사례가 나왔다는 점에서 기쁘다.

현지에서 15년 넘게 머물면서 학위를 받고 특파원 생활을 하는 등 중동 현장 경험이 가장 풍부한 저자의 '안에서 들여다 본' 두바이 분석을 읽는 것도 큰 즐거움이다.

이 책은 두바이 리더십 배우기의 교과서로 손색이 없다.

246쪽,1만3000원.

< 한덕규 한국외대 교수·한·중동협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