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미술시장이 달아오르면서 미국을 비롯해 중국 유럽 인도 베트남 필리핀 등 해외 미술품 수입이 급증하고 있다.

30일 관세청에 따르면 올 들어 7월 말 현재 미술품(그림·조각품·판화)의 총 수입액은 3억3800만달러(약 3000억원)로 2005년 한 해 수입액 9400만달러에 비해 3배,2006년 2억달러보다 1.5배 이상 늘어났다.

이 가운데 그림 수입액은 2억6800만달러,조각품이 6667만달러,판화가 277만달러를 각각 차지했다.

그림의 경우 수입국별로는 미국이 1억7495만달러로 가장 많았으며,영국(345만달러),중국(142만달러)순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추세대로라면 올 연말까지 미술품 수입액은 작년보다 2배 이상 늘어난 5억달러(약 5000억원)를 넘어설 전망이다.

이처럼 미술품 수입이 과열현상을 보이는 것은 앤디 워홀을 비롯해 게르하르트 리히터,마이크 볼프,아르망 페르난데스,데미안 허스트, 신디 서먼, 시그마 폴케, 임멘도르프, 장샤오강,웨민준 등 외국 인기 화가에 투자한 '큰손' 컬렉터들이 올 들어 20~100% 고수익을 거두면서 국내 작가보다 미국 유럽 등지의 유망 작가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또 외국 미술품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화랑(마이클슐츠,서미앤투스, 뤼미에르 등)과 일부 경매회사(D옥션)가 강남권 부유층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해외미술품 VIP마케팅' 역시 수입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에는 미국 뉴욕,스위스 바젤,중국 상하이 등에서 작품을 사모은 뒤 국내 시장에 팔아 짭짤한 수익을 올린 화랑과 컬렉터들도 생겼다.

마이클슐츠 갤러리는 지난 2월 마이크 볼프전과 3월 얀 무헤로 개인전에 출품된 40여점을 모두 팔아 수억원의 매출성과를 올렸다.

또 선컨템포리러의 '저패니즈 컨탬포러리'전에서는 20~40대 일본 작가 출품작 38점이 전시 첫 날 매진됐고,갤러리포커스의 베트남 작가 부이샹파이 초대전에서는 유화,과슈,드로잉 작품 60여점이 전시 일주일 만에 모두 팔려나갔다.

이 밖에 아라리오갤러리의 인도작가전,갤러리현대의 유럽작가전,가나아트갤러리의 중국사진작가전에서도 출품작의 70~80%가 판매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명옥 사비나미술관 관장은 "국내에 들여오는 해외 미술품은 수작보다는 작품성이 다소 떨어지는 것이 대부분"이라며 "작품을 구입할 땐 여러 전문가들의 의견을 참고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