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족 "북한군 공격 때문..국방부가 가짜범인 내세워 조작" 주장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28일 2005년 경기도 연천군 GP(전방관측소) 총기난사 사건은 "이미 여러 차례 검증을 통해 결론이 난 사안"이라고 분명히 했다.

이날 앞서 연천군 총기사건 유가족 대책위원회는 이날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시 야외에서 차단 작전을 수행하다 북한군의 미상화기 9발의 공격을 받아 8명의 군인이 사망한 사건을 국방부가 가짜 범인을 내세워 은폐ㆍ조작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국방부가 적 공격에 의한 사고가 아니라 내무반 사고로 위장하기 위해 총탄흔과 혈흔을 조작했다"며 "상황실, 취사장 등 범행 현장에 총알심이나 총알부스러기가 없다는 것이 그 증거"라고 말했다.

이들은 또 "내무반에 수류탄이 폭발했다는 직접적 증거도 없다"며 "관물대에 수류탄 파편흔적이나 혈점이 전혀 없고 장병들의 취침 위치별 상처 강도와 부위도 제 각각이다"고 지적했다.

유가족들은 이같은 정황을 종합한 결과 사망자 8명 중 6명은 GP의 노루골 차단작전 지역에서, 2명은 GP 옥상에서 북한군에 의해 피격된 후 시신이 내무반으로 옮겨진 것으로 보인다며 GP에 근무했던 2명의 병사로부터 `작전 중 사고이며 사고후 시신을 이동 배치시켰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희생된 고(故) 조정웅 상병의 아버지이자 유가족대책위원장인 조두하(51)씨는 "조작된 수사 내용과 증거물에 대한 재검증을 요구한다"며 "조속한 진실규명을 위해 당시 작전에 투입됐던 지휘관들의 양심선언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고 이태련 상병의 부모를 비롯해 숨진 8명의 유가족들이 참석했으며 총기난사사건으로 사형을 선고받은 김동민 일병의 아버지가 자리를 함께 했다.

김 일병의 아버지는 "아들이 유가족들의 조사 내용을 듣고서도 자신의 범행이 맞다고 이야기하고 있다"며 "증거도 목격자도 없는 상황에서 왜 범행을 인정하는지 이해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유가족의 심정은 어느 정도 이해가 가지만 사실이 아닌 내용을 마치 사실인 것처럼 주장한데 대해 일일이 대응하지 않겠다"며 "이미 여러 차례 검증을 통해 결론이 난 사안"이라고 말했다.

그는 "김동민 일병이 범행 동기를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다"면서 "국방부는 유가족들의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당시 진상조사 과정에 참여했던 군 관계자는 "북한군의 도발이었다면 전쟁상황으로 치달았을 일"이라면서 "수류탄과 총격으로 아수라장이 된 상황에서 사태 파악이 전혀 이뤄지지않아 GP에서 오인 보고가 있었지만 조사 과정에서 모두 해명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수도병원에서 GP 부대원들이 모두 진술하지 않았느냐"며 "말도 안되는 주장에 답답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신재우 기자 threek@yna.co.krwithwi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