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마음을 가꾸려 노력한 것이 은행원으로서 좋은 결실을 맺은 것 같습니다."

'수출금융의 산증인' 김진호 수출입은행 전무(60)가 은행원 생활 35년을 마감하고 다음 달 2일 퇴임한다.

수출입은행 역사 31년보다 그가 맡았던 수출금융 35년이 더 길어 'Mr.수출입은행'으로 불리기도 한 그가 퇴임하면 수출입은행엔 창립 멤버가 없어지게 된다.

"1972년 한국외환은행에 입행해 근무할 때 미국 수출입은행 업무 소개책자를 봤습니다.

전망이 밝다고 판단해 수은 업무를 맡게 해달라고 했습니다.

이후 1976년 수은이 설립될 때 망설임없이 지원했습니다."

그는 수은의 거의 모든 부서를 돌다시피하며 함께 성장했다.

자금부 총무부 심사부 기획부 등을 거쳐 첫 홍보실장을 지내기도 했다.

대외구매자금융부장으로 있을 때는 필리핀 화력발전설비 수출을 위해 7000만달러에 이르는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제공했다.

이는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실시된 사실상의 첫 해외 프로젝트 파이낸싱이다.

해외투자연구소장으로 있을 땐 한국과 수출입업무가 있는 140여개 국가의 신용도를 자체 평가해 기업들에 서비스하기 시작했다.

외환위기 때는 시중은행을 대상으로 무역금융 재할인제도를 도입할 것을 창안,시중은행의 외화 자금난을 덜어주는데 기여하기도 했다.

"35년 은행원 생활을 한결같이 유지하기 위해 몸을 관리하는데 힘썼습니다.

그러나 이보다도 시시각각 달라지는 마음을 바로잡기 위해 더 애를 썼습니다."

김 전무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프로정신을 갖고 이론과 실무에 대해 강력한 무장을 해두되 남에 대한 배려와 협조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며 새내기 직장인들에게 충고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