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금리 인하와 달러 약세로 신흥시장(이머징 마켓)과 국제유가의 버블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18일 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한 이후 뉴욕 증시의 급등과 함께 멕시코 증시와 브라질 증시가 각각 2.8%와 4.3% 올랐고 다음날인 19일 인도 증시가 4.2% 오르는 등 아시아 증시도 랠리에 동참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신흥시장 증시의 랠리는 미국의 금리 인하와 유럽중앙은행(ECB) 등의 긴축정책 완화 등이 다른 어느 곳보다 급성장하는 신흥시장 경제를 더 활성화시킬 것이란 믿음에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1998년 아시아 금융위기와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LTMC) 붕괴 이후 쉽게 조달된 자금들이 급성장하는 기술주로 몰려들면서 닷컴 버블을 키웠던 것과 마찬가지 이유인 셈이다.

메릴린치의 신흥시장 전략가인 마이클 하트넷은 1998년 상황이 재연되는 것 같다면서도 아직은 버블의 초기 단계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신흥시장이 매력적인 이유는 그동안 성장세를 유지해 온 이들 시장의 경제가 외부 충격에 덜 유동적이고 따라서 주가도 더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CLSA그룹의 애널리스트인 크리스토퍼 우드는 8월초 보고서에서 롱텀캐피털 붕괴 이후 미국의 기술주에 이어 주택금융 시장이 버블의 수혜를 입은 것과 마찬가지로 FRB의 긴축 완화 이후에는 아시아와 신흥시장이 버블의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신문은 이와 함께 미국의 금리 인하는 달러 약세를 부추겨 그렇지 않아도 공급 부족 우려로 오름세인 국제유가의 상승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원유는 국제적으로 달러로 기준 가격이 매겨지고 거래되기 때문에 달러 약세가 지속될 경우 들어오는 달러에 비해 실질 구매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는 산유국들이 유가를 보다 높게 유지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달러화는 19일 뉴욕시장에서 유로당 1.3962달러에 마감해 올해 초 1.3201달러였던 것에 비해 6% 가치가 하락했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 텍사스 중질유(WTI)는 사상 최고인 배럴당 81.93달러에 마감해 연초보다 34% 올랐다.

신문은 원유 뿐 아니라 구리 같은 대부분의 원자재도 달러로 가치가 매겨지고 거래되기 때문에 달러 가치가 떨어지면서 가격이 올라왔다고 전했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ju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