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사 상장 1호가 유력시되고 있는 교보생명에 대한 국내외 투자가들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외국계 증권사들이 긍정적인 분석 리포트를 잇따라 내고 있는 가운데 장외에서 기관투자가들의 주식 매수가 잇따르고 있는 것.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 유상증자에 참여해 22만주의 유상신주를 받은 자산관리공사(캠코)는 최근 입찰을 통해 신주인수권을 국내 기관투자가에 처분했다.

캠코는 입찰 가격으로 주당 최저 20만3500원을 제시했다.

다수의 기관투자가들이 경쟁적으로 입찰에 참여한 결과 최종 낙찰가는 신주가격(18만5000원)의 130%가량인 24만원 선에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캠코 관계자는 "정부 기관이어서 유상증자에 참여해 주금을 납입하려면 여러가지 절차를 밟아야 한다"며 "교보생명에 주금 납입일을 3개월 정도 연기해달라고 요청했지만 교보에서 받아들이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신주인수권을 팔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교보생명 지분 11%를 보유하고 있는 캠코는 증자에 참여해 주당 18만5000원에 총 22만주를 인수할 권리를 받았다.

그러나 주금을 납입하지 않고 신주인수권을 미리 처분해 100억원대 이상의 수익을 챙긴 셈이다.

한 관계자는 "이번 입찰에 여러 기관투자가들이 참여할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고 전했다.

캠코 관계자는 구체적인 매매 계약 내용은 밝힐 수 없으며 인수자는 국내 기관투자가라고 전했다.

교보생명 주식에 대한 관심이 이처럼 고조되고 있는 것은 3700억원의 유상증자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재무구조가 개선된데다,내년께 증시 상장으로 주가 상승이 기대되기 때문으로 업계는 풀이하고 있다.

이번 증자에서 신창재 회장 및 특수관계인,재정경제부 등이 실권한 지분 가운데 6.31%를 미국계 투자회사인 코세어캐피탈이 인수했다.

이에 앞서 지난 2월에는 일본 소프트뱅크의 계열 투자회사 SBI홀딩스가 신창재 회장의 친인척 지분 가운데 4.51%를 사들이는 등 해외 투자가들의 관심도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UBS증권은 최근 '한국생명보험'이라는 분석 보고서를 통해 "교보생명의 순이익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2000년부터 추진한 변화와 혁신의 결과"라는 평가를 내놓았다.

UBS는 보고서에서 "교보생명은 그동안 사업비 감축과 투자수익률 향상을 위한 노력을 통해 수익성을 꾸준히 개선시켰다"며 "이자 역마진의 감소,보장성상품 판매 증가,높은 투자수익률 등으로 인해 향후 순이익이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교보생명의 2006년 회계연도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총자산이익률(ROA)은 각각 19.5%,0.7%로 대형사 가운데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운용자산이익률도 4년 연속 빅3 중 최고 실적을 자랑한다.

UBS는 "교보생명이 생보업계에서 처음으로 상장하는 회사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장진모/김현석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