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장난감 업계가 안전성 파동으로 몸살을 겪는 가운데 유럽의 장난감 회사들이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마텔 등 미국 기업들이 너도나도 중국으로 공장을 옮기는 동안 딴눈 팔지 않은 것이 비결이었다.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IHT)은 가격 경쟁에서 밀리던 유럽 장난감 업체들이 최근 중국산이 아닌 점을 내세워 유리한 입지에 올랐다고 19일 보도했다.

네덜란드의 레고,독일의 플레이모빌과 라벤스부르거 등이 대표적인 회사들이다.

이들도 한때 중국으로 생산기지를 옮기는 것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했다.

독일의 시간당 임금이 30달러인 데 반해 중국은 단 1.5달러에 불과하다.

하지만 중국과의 물리적 거리가 미국보다 멀어 공장 이전의 이점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중국 현지에서 품질 관리를 할 만큼 인력이 충분치 않다는 점도 문제였다.

이들은 비용 대신 제품의 질과 차별성에 초점을 두기로 했다.

플레이모빌의 '월드컵 축구 선수' 시리즈 등 히트 상품을 내놓으려면 유럽의 변화하는 트렌드를 재빨리 포착하는 게 중요했다.

중국의 대량생산기지보다 첨단 기술을 갖춘 유럽 내 공장이 더 적절한 선택이었다.

현재 레고는 덴마크 빌런드 공장에서 블록 장난감의 70%를 생산하고 있다.

비용 절감을 위해 헝가리와 멕시코 공장에 조립 라인을 분산할 계획이다.

라벤스부르거는 독일과 체코에서 제품의 85%를 만들고 있다.

플레이모빌은 장난감 대부분을 독일과 헝가리,몰타에서 생산한다.

경찰차 장난감에 다는 전구 등 일부 전기 부속품만 중국에서 조달하고 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