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에너지 새 브랜드 발표... SK텔.네트웍스 등도 서비스 강화

전문업체 주도 시장에 판도변화 예고

SK그룹이 텔레매틱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전방위 공세에 나섰다. SK에너지와 SK C&C는 관련 소프트웨어 사업을,SK네트웍스는 단말기 사업을,SK텔레콤과 TU미디어는 서비스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텔레매틱스는 단순히 길을 안내하기만 하는 내비게이션에 통신 기능을 결합한 양방향 교통정보 서비스를 말한다.

기존 내비게이션 시장은 팅크웨어 카포인트 등 전문업체들이 주도했다. 내비게이션에서 진화한 텔레매틱스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고 있다. 이 시장에 대기업인 SK그룹이 계열사 역량을 총동원해 참여하면 시장 판도가 달라질 수 있다. SK그룹 계열사 간 일부 사업이 겹쳐 '집안싸움'도 예상되고 있다.

SK에너지는 17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토마토'를 대신할 새로운 내비게이션 브랜드 '엔나비'(enNavi)와 맵(지도)을 발표했다. 엔나비는 사고 발생시 우회도로를 선택하는 등 실시간 교통정보(TPEG)를 바탕으로 최적의 경로를 제시한다. 교통정보,뉴스 등 데이터를 음성으로 안내하는 기능도 있다. 복잡교차로,랜드마크 건물 등 주요 시설을 3차원 그래픽으로 보여주는 것도 특징이다.

SK에너지는 새로운 맵을 탑재한 제품을 10월 중 선보이고 11월에는 SK주유소와 내비게이션을 블루투스로 연결한 '디지털 허브' 서비스도 시작한다. 자동차가 주유소에 도착하면 자동으로 교통안전정보를 업데이트 하고 기름 주유가 끝나면 물이나 휴지 대신 음악,영상 등의 콘텐츠를 사은품으로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다.

SK네트웍스는 지난 7월 'SM 시리즈'의 단말기를 내놓고 내비게이션 시장에 진출했다. 조만간 차량 진단 기능을 갖춘 제품도 선보일 예정이다. SK텔레콤은 텔레매틱스 서비스 브랜드를 '네이트 드라이브'에서 '티맵(T-MAP)'으로 바꾸고 휴대폰 내비게이션과 생활형 위치기반 서비스(LBS)를 결합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SK C&C는 내비게이션 솔루션 '스카이나비'를 개발해 엠앤소프트에 공급함으로써 재미를 보고 있다. 위성DMB 사업자인 TU미디어는 지난 3월 차량용 서비스 브랜드인 '티유 라이드온'을 내놓고 실시간 교통정보서비스(TPEG)를 제공 중이다.

SK그룹이 계열사 역량을 총동원해 텔레매틱스 사업에 나서면서 계열사끼리 경쟁하는 경우도 생겨났다. SK에너지와 SK C&C의 내비게이션 소프트웨어 사업이 대표적이다. SK C&C가 앰앤소프트와 함께 '만도맵'을 서비스 하는 상황에서 SK에너지가 '엔나비'라는 내비게이션 소프트웨어를 내놓음에 따라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