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별 능력차를 인정하면서도 공평한 교육 기회 확대에 주안점을 두고 있는 미국의 교육제도는 사교육 부담이 큰 우리나라에 많은 시사점을 제공한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경우 공교육 내에서 수준별 학습이 존재한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언어와 수리능력을 중심으로 '영재성 판별검사'를 해 이를 통과한 학생들은 4학년 때부터 영어와 수학을 좀 더 깊이 있게 공부한다.

그러나 영재성 판별검사를 통과하지 못한 학생들이 배우는 내용과 큰 차이는 없다.

중학교부터는 모든 학생들이 영어와 수학은 수준별로,기타과목은 함께 수업을 받는다.

중학교 1학년 수학은 수준에 따라 3종류로 구별돼 있다.

어떤 수업을 듣느냐는 초등학교 6학년 담임교사가 추천해 준다.

이때 학생이 영재성 판별검사에 통과했느냐의 여부는 상관없다.

교사가 상위과목을 추천해 주더라도 해당과목에서 A를 획득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쉽사리 선택하지 않는다.

중학교 1학년 때 상위과정을 시작한 학생들은 고등학교 1학년 때쯤 고교 졸업에 필요한 의무과정을 모두 마칠 수 있다.

사회나 과학 과목도 고교 1학년이면 고교 기초과정이 끝나기 때문에 학생에 따라 고교 1~2학년 때부터 대학교에서 배우는 각종 교양과목들을 선택해 듣는다.

여기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둘 경우 대학입시에 반영되고 대학에 입학해서도 학점으로 인정되기 때문에 선행학습의 결과가 대학 진학 후까지 이어진다.

UC버클리나 UCLA 등의 캘리포니아 대학들은 우수한 인재선발과 공평한 교육 기회 제공을 위해 다양한 입학사정 원칙을 유지하고 있다.

기본적으로는 고교 내신성적과 학업적성시험 (SAT) 점수를 합한 종합점수를 기준으로 상위 12.5%의 학생에게 입학자격을 부여한다.

그러나 캘리포니아 내 모든 고등학교에서 각 학교의 내신 성적 상위 4%에 해당하는 학생에게는 종합점수와 상관없이 입학자격이 주어진다.

이는 학업적성시험 준비가 상대적으로 어려워 학교교육에만 의지해야 하는 학생들에게도 공평한 기회를 주기 위한 것이다.

이 밖에 각 고교를 졸업하고 전문대학에 입학해 소정의 편입과정을 우수한 성적으로 마칠 경우 3학년 때 다시 캘리포니아 대학으로 편입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한다.

학생을 선발할 땐 학력 점수 이외에 가정환경, 졸업 고등학교 수준,특별한 재능 보유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심사한다.

특히 지원자들의 작문 능력을 매우 중시한다.

이는 작문능력이 사교육 등을 통해 일시적으로 향상될 수 없고 학교 내에서 오랜 독서를 통해 길러질 수 있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작문 점수가 높은 학생이 실제 대학교육에서도 뛰어난 능력을 보였다는 실증분석 결과에 바탕을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