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증권은 13일 현대증권에 대하 대규모 유상증자 결정으로 인한 주식가치 희석보다는 인수합병(M&A) 기대감 소멸로 주가의 제자리 찾기가 진행될 것이라며 '중립' 투자의견을 유지했다.

현대증권은 전날 이사회를 개최해 대규모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유상증자비율은 22%, 할인율 20%로, 총 발행규모는 5365억원 수준이다. 자금조달의 목적은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에 대비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자기자본투자(PI 확대) 등을 통한 수익을 극대화하는 것이라고 현대증권은 밝혔다.

유상증자가 성공할 경우 현대증권의 자기자본은 6월말 기준 1조5700억원에서 2조1000억원 수준으로 늘어나 대우증권, 우리투자증권과 버금가는 자본력을 갖추게 된다.

대우증권은 유상증자 대금을 통한 이익 증가를 배제할 경우 2007 회계연도의 예상 EPS 희석은 18.0%, ROE는 14.1%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정길원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주식 가치 희석에 따른 투자매력 감소보다, 그 동안 현대증권의 주가상승을 견인했던 M&A기대감이 사라질 수 밖에 없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정 애널리스트는 "회사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낮은 대주주 지분율과 현대그룹 내부의 문제(현대건설 인수 추진을 위한 자금 마련) 등으로 인해 끊임없이 현대증권에 대한 매각설이 제기됐는데, 이번에 유상증자를 결정함으로써 이러한 가능성이 일축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향후 주가는 부진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M&A 기대감이 사라진 상황에서 과거의 벨류에이션으로 회귀가 전망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