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텔레콤이 사면초가 형국을 맞고 있다.

1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LGT는 통신요금 인하 압력과 함께 최근 보유중인 건설사의 CP(ABCP 포함) 손실 규모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주가가 약세 흐름을 보여왔다.

여기다 그동안 이동통신사들이 첨예한 대립각을 세웠던 LG텔레콤의 3G 식별번호에도 010이 부여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LGT에 부담이 한층 더 커질 전망이다.

유영환 장관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중장기적으로 볼 때 LG텔레콤의 리비전A 서비스도 010번호통합 정책을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유 장관은 "010번호통합정책은 후발사업자를 위해 도입된 것"이라고 전제하고, "단기적인 어려움이 있겠지만 중장기적으로 010번호로 통합되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SK텔레콤과 KTF의 3G서비스에 대응하기 위해 11월부터 EV-DO rA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던 LGT로서는 신규 가입자 유치를 위한 마케팅 전략에 차질을 빚게 됐다.

조철우 한화증권 연구원은 "현재 3G서비스처럼 010식별번호로 변경이 의무화될 경우 별도의 계약서 작성이 필요없는 '기기변경'형태가 되지 못하고 새로운 계약서를 작성해야 하는 '해지 후 재가입'형태로 바뀌게 되며 추가적인 가입비 납부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조 연구원은 "이 경우 LGT에 비용 부담이 늘어나고 번호 이동에 대해 불편함을 느끼는 고객들을 유치하기 위해 마케팅 비용도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LG텔레콤 가입자 입장에서는 EV-DO rA 가입절차가 3G와 동일할 경우 경쟁사로의 이동도 고려할 수 있기 때문에 LG텔레콤에게는 불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다 시장 상황을 보고 rA서비스 실시 여부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진 SK텔레콤이 서비스에 나서지 않을 경우 규모의 경제도 불가능해 단말기 가격을 떨어뜨리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조 연구원은 지적했다.

그러나 조 연구원은 "마케팅 차원에서 문제점이 생길 수 있어 일시적으로 가입자를 확보하는데 문제점이 되겠지만 LGT가 원가경쟁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애로사항은 아니다"고 전망했다.

진창환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010번호로 통합한다고 가정하더라고 LGT에 결정적인 타격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며 "1~2년 전에 생각하는 것처럼 번호이동이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한다"고 밝혔다.

진 연구원은 "번호이동과 요금인하 압력 외에 LGT만의 문제로는 건설사 CP투자 부분에서 손실들이 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최근 신용평가사가 대주건설의 기업신용등급을 하향조정함에 따라 대주건설의 ABCP(자산담보부 기업어음)를 보유하고 있는 LGT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채권하고 주식시장의 차이는 있지만 단기적으로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주가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LG텔레콤은 이날 오후 2시31분 현재 전거래일보다 340원(-3.55%) 하락한 9240원에 거래되며 나흘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경닷컴 배샛별 기자 sta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