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새로운 시장 개발이 매우 중요합니다."
남기찬 해양대 항만물류사업단장(시스템물류공학과 교수)은 "부산항은 성숙기에 접어들고 있는 만큼 운송과 하역에 그치던 전통 물류운영방식에서 벗어나 부가가치 높은 임가공까지 함께 할 수 있는 새로운 종합물류 수요를 창출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덩치가 큰 중국항만과 물동량 중심의 항만조성 경쟁보다는 부가가치를 높여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앞으로 국내외 물동량이 둔화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새로운 항로를 개척해야 합니다.
최근 남미항로와 러시아 연해주항로 개발은 고무적인 사례지요.
아울러 남북경제협력에도 힘을 쏟아야 합니다.
제2,제3의 개성공단을 만들어 새로운 수출입 물량을 꾸준히 만들어가야 합니다."
특히 급변하는 물류상황에 맞춰 새로운 시장을 끊임없이 개발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영국 등 외국의 선진 항만해운도시를 벤치마킹해야 합니다.
해운거래소,해상보험전문기업,선박거래소 등 항만관련 서비스산업이 그 예로 볼 수 있지요.
"이 같은 신규산업을 만들기 위해 난립하고 있는 영세 항만관련 기업을 줄여나가고 정부가 국제경쟁력을 갖춘 기업을 시급히 육성해야 한다"고 그는 주장했다.
부산의 기존 항만인 북항과 신항을 동시에 살리는 방안도 모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대와 한진의 북항화물이 2009년부터 자가 신항부두로 이전해가면 북항은 비틀거릴 수밖에 없습니다.
정부가 북항의 사용료를 할인해주는 등 대안이 마련돼야 합니다." 시장에만 맡겨서는 안 되고 정부가 개입해 정책적으로 항만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는 특히 신항을 21세기 대표 항만으로 만드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항만인프라 확충과 선사유치는 물론 획기적인 발상을 통해 상징적인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신항에 오면 지구상에서 가장 앞선 항만 정보와 정보통신(IT) 기술을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차량위치추적이 가능한 실시간 관제시스템과 최첨단 홍보관을 설치하는 것도 한 방법이지요.
동북아 물류중심지 표상을 만들어내는 데 신경을 써야 합니다."
남 교수는 항만행정의 경직성도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지적했다.
"규정상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과 배후지에는 완성품을 만들어내는 제조단지가 들어설 수 없습니다.
물류와 잘나가는 조선관련 공장이 동시에 운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항만의존형 산업일수록 바다쪽으로 전진배치하고,관련이 적은 사업은 후진배치시켜 효율성을 높여나가야 합니다."
선진 항만제도를 빨리 구축하고 국제시장에 활용할 수 있는 인재도 양성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한국의 미래,특히 항만도시의 미래는 물류사업에 달려 있다고 봅니다.
항만에서 나아가 북한과 중국 러시아 철도로 연결해 물류의 효율을 높일 수 있는 국제적인 항만 전문인력 양성에 심혈을 기울여야 할 때입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