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주가는 오를 것 같은데 개별종목 투자를 하자니 너무 위험스럽고,펀드에 가입하자니 2%대의 수수료가 아깝고…."

직장인 이성진씨(43)는 작년 말 이런 고민에 빠졌다.

바쁜 직장생활을 하다 보니 개별 종목에 대해 공부할 만한 시간적 여유가 별로 없었다.

또 펀드는 매년 2%대의 보수를 내야 한다는 점이 내키지 않았다.

게다가 펀드 수가 9000개에 육박하다 보니 펀드 고르기가 주식 고르는 것보다 더 어려웠다.

고민 끝에 이씨는 ETF(상장지수펀드)를 선택했다.

수수료가 싸고 주식처럼 쉽게 매매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실시간으로 사고 팔 수 있다는 점에 이끌렸다.

그는 투자한 지 9개월여 만에 30%에 가까운 수익을 올렸으며 앞으로도 장기간 보유할 계획이다.

ETF는 인덱스펀드의 일종이다.

지수를 거의 그대로 추종한다.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는 ETF는 코스피200종목 중 120개 정도에 투자해 수익률이 99.9% 복제된다.

하지만 인덱스펀드와는 다른 점이 있다.

거래소에 상장돼 실시간으로 거래가 이뤄진다는 게 그것이다.

신문 주식시세표를 보면 ETF 시세가 별도로 표기돼 있다.

개인 투자자들로선 HTS(홈트레이딩시스템)를 통해 쉽게 ETF를 사고 팔 수 있다.

ETF는 상장돼 거래가 이뤄지는 까닭에 투자자 입장에서는 실시간으로 지수를 사고 파는 셈이 된다.

인덱스펀드는 가입일 3시 이전에 돈을 넣었을 경우 그날 종가가 반영된 기준가로 펀드를 사게 된다.

하지만 ETF는 장중 언제라도 사고 팔 수 있어 하루 주가 변동폭이 매우 큰 경우에 시세 차익을 얻을 수 있는 유력한 투자 대안이 된다.

ETF는 인덱스펀드보다 수수료나 보수도 싸다.

많은 인덱스펀드는 지수 수익률에다 파생상품 거래 등을 통해 추가적인 수익을 추구하지만 ETF는 이런 노력을 하지 않는다.

대신 인덱스펀드가 1%대 중반의 보수를 받는 반면 ETF는 0.5%만 받는다.

따라서 장기 투자했을 경우 다른 펀드보다 더 높은 수익을 얻을 가능성이 높다.

ETF는 꾸준히 진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시장 전체 지수를 추종하거나 반도체 은행 자동차 등 업종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이 대다수였지만 지금은 대형 가치주,중형 가치주,중대형 성장주 등 특정 스타일을 추종하는 지수 상품도 상장돼 있다.

앞으로도 다양한 상품이 잇따라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투신운용은 중국 H지수를 추종하는 ETF 상장을 추진 중이고 유럽계 자산운용사인 LYXOR는 MSCI월드지수와 유럽지수 미국지수 인도지수 아시아퍼시픽지수 홍콩항셍지수 등을 추종하는 ETF의 국내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