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검은 6일 밤 정윤재 전 청와대 비서관의 비호 의혹을 받고 있는 부산 H토건 대표 김상진씨(42)를 긴급체포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7월4일 부산 수영구 민락동 재개발사업과 관련,가짜 용역계약서를 제출해 부산은행으로부터 27억5000만원을 빼돌린 혐의(사기)를 받고 있다.

김씨는 또 지난 6월30일 연산동 재개발사업과 관련,이위준 부산 연제구청장에게 용적률을 높여달라는 부탁과 함께 현금 1억원이 든 가방을 건넨 혐의(뇌물공여)도 받고 있다.

검찰은 이날 오후 늦게 김씨를 소환,조사를 벌인 끝에 김씨의 추가 범행을 확인해 긴급체포했으며 오늘 정식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검찰은 김씨로부터 돈을 받은 뒤 이틀 만에 돌려준 이 구청장도 조만간 소환,돈을 받은 경위와 돌려준 시점 등에 대해 조사한 뒤 사법처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한편 정 전 비서관이 김상진씨로부터 2000만원의 정치후원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두 사람을 둘러싼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부산지검은 이날 "정 전 비서관이 2003년 12월 김씨로부터 후원금 2000만원을 받은 사실을 확인했으나 법에 저촉되지 않아 문제삼지 않았다"고 밝혔다.

검찰은 지난달 24일 사기 등의 혐의로 김씨를 기소할 무렵 추가 범행을 조사하면서 김씨로부터 정 전 비서관에게 후원금을 줬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정 전 비서관은 "당시 H토건 대표 김상진 명의로 후원금을 받아 영수증 처리하고 선거관리위원회에도 신고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씨가 정 전 비서관에게 거액을 후원할 만큼 친밀한 관계였음이 드러남에 따라 김씨의 사업과 관련한 비호 의혹이 더 커질 수밖에 없게 됐다.

또 김씨와 정상곤 전 부산지방국세청장의 만남을 주선한 정 전 비서관에게도 세무조사 무마에 대한 사례로 금품이 제공됐을 것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게 됐다.

이에 따라 정 전 비서관에 대한 검찰의 수사 태도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