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시드니에서 열리고 있는 APEC 정상회의장 부근에 가짜 '오사마 빈 라덴' 일행이 나타나 경찰과 경호팀들이 깜짝 놀라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호주 헤럴드 선 등 외신들에 따르면 호주 당국을 당혹하게 만든 인물들은 ‘모든 것과의 전쟁’이라는 호주 ABC의 코미디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코메디언과 PD들로 밝혀졌다.

한 명은 오사마 빈 라덴의 분장을 하고 있었고 또 다른 이들은 검은색 정장 차림의 경호원으로 위장했다.

그들은 6일(현지시간) 캐나다 국기를 단 세 대의 리무진들을 타고 시드니 시내를 질주해 두 곳의 검문소를 무사 통과한 후, 한 호텔로부터 10m 떨어진 지점에서 적발되었다.

이들이 탄 차량에는 APEC 정상회의장 출입이 가능한 위조 스티커도 부착돼 있었다.

아태경제협력체 정상회의를 맞아 시의적절한 프로그램을 제작하려 했던 것이 한 방송사의 의도였으나 호주 당국은 문제의 프로그램 스탭들을 기소했다.

페리노 백악관 대변인은 APEC 정상회의장의 보안 상태가 그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은 불행한 일이라고 유감을 표시했다.

호주 헤럴드 선은 “2천억 원을 들인 APEC 경비 시스템이 뚫렸다”고 꼬집었다.

APEC 안전구역 침입 등의 혐의로 경찰에 잡힌 가짜 '빈 라덴' 일행은 다음달 4일 재판을 받을 예정입니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