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저조한 '맥쿼리아시안리츠'→'맥아리' 없다
"'디스2'와 '디스3'의 차이점이 뭔가요.
'한꿈차'와 '미차솔' 중 어디에 '추불'해야 하나요." "투자 대상과 수수료가 차이나는데 어떤 게 더 달려줄지는 모르죠.'성투'도 좋지만 '즐투'하세요."
마치 무슨 암호처럼 일반인이 거의 이해하기 힘든 대화지만 이는 한 인터넷 펀드동호회에서 회원들이 실제로 주고받은 말이다.
여기서 '디스'는 담배 이름이 아니라 '미래에셋디스커버리펀드'며 '한꿈차'는 '한화꿈에그린차이나펀드''미차솔'은 '미래에셋차이나솔로몬펀드'를 의미한다.
또 '추불'은 '추가불입'을 줄인 말인데 펀드에 돈을 더 넣는다는 의미여서 '밥을 준다'고 표현하는 경우도 있다.
이와 함께 '달린다'는 말은 '추가 수익을 낸다'는 뜻이고 '성투'는 '성공투자','즐투'는 '즐거운 투자'의 약어다.
펀드 투자가 대중화하면서 은어나 축약어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적지 않은 펀드 투자자들이 각종 정보를 교환하기 위해 인터넷 동호회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새로운 펀드 관련 용어도 만들어지고 있다.
워낙 다양한 은어가 생겨나다 보니 초보 투자자들이라면 이를 이해하는 데만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정도다.
유명 펀드는 대부분 약칭을 갖고 있다.
디스커버리와 함께 미래에셋의 대표 펀드인 '인디펜던스'는 '인디'로 불린다.
또 중국 펀드 열풍이 불면서 '동부차이나펀드'는 '동차'로,'봉쥬르차이나펀드'는 '봉차'로 통용된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펀드 자산 대부분을 중국 본토의 내국인 전용 A시장에 투자하는 'PCA차이나드래곤'은 '드래곤''용''용가리' 등 다양한 별칭을 갖고 있다.
또 '미차디'는 '미래에셋차이나디스커버리'를,'피차포'는 '피델리티차이나포커스'를,'미인솔'은 '미래에셋인디아솔로몬'을 뜻한다.
K펀드,D펀드,H펀드처럼 전혀 이해하기 어려운 용어도 있다.
재간접펀드(펀드오브펀드)의 경우 전날 기준가로 펀드를 살 수 있어 일부 투자자들이 주가가 폭락한 뒤 급등했을 때 대거 가입했던 적이 있었는데 이런 정보가 은밀하게 유통되면서 생겼다.
'K펀드'는 KB자산운용의 중국 재간접펀드,'D펀드'는 하나UBS(옛 대투운용)의 중국 재간접펀드,'H펀드'는 한국투신운용의 한국시장 관련 재간접펀드를 뜻한다.
수익률이 좋지 않은 펀드는 부정적인 축약어로 만들어지기도 한다.
올 들어 줄곧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였던 '맥쿼리아시안리츠'는 '맥아리'로 불리며 투자자들의 원망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또 '장마'는 '장기주택마련펀드'를 뜻하며 '차베'는 '차이나베트남펀드'를 의미한다.
이 밖에 '펀드백화점'은 자신이 투자한 여러 펀드의 포트폴리오를 지칭한다.
투자한 펀드 수가 20~30개가 넘어서면 아예 '펀드 박물관'으로 불리기도 한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