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홀이 길어도 그렇지.140명의 프로들 가운데 버디를 잡은 사람이 고작 2명이라니….'

한국 남자프로골프 SBS코리안투어 메리츠솔모로오픈(총상금 3억원)이 열리는 솔모로CC(옛 한일CC·파71) 퍼시먼코스 1번홀은 파3인 데도 길다.

챔피언티는 길이가 245야드이고,레귤러티도 221야드에 달해 국내 골프코스 파3홀 중 길기로 손꼽힌다.

올해 US오픈이 열린 오크몬트CC 8번홀(파3·길이 288야드)만은 못해도,국내에서 내로라하는 프로골퍼들에게도 결코 만만치 않은 홀인 것.더욱 그린은 좌우로 길게 뻗어있어 폭이 좁고,앞뒤에는 깊은 러프가 조성돼 있어 웬만큼 샷이 정확하지 않으면 파를 잡기가 쉽지 않다.

6일 비가 내린 가운데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도 이 홀의 '악명'이 그대로 입증됐다.

140명의 출전자 가운데 이 홀에서 '버디'를 잡은 선수는 김완태 임형수 등 단 2명이다.

선수들은 비 때문인지,이 홀에서 대부분 3번우드로 티샷했다.

40대 이상 나이든 선수들 중에는 드라이버를 빼드는 모습도 보였다.

김완태의 버디가 이날 이 홀의 최소타수인 반면 '더블 보기'로 홀아웃한 선수도 1명 있었다.

그런데 이 홀에서 유일하게 5타를 기록한 김형성(27·삼화저축은행)이 첫날 선두에 나섰다.

지난해 KPGA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프로 2년차 김형성은 이날 5언더파 66타를 기록하며 문경준(24·클리블랜드)을 1타차,김광태(43) 권명호(23·삼화저축은행)를 2타차로 제치고 단독 1위에 나섰다.

김형성이 선두에 나선 원동력은 2번홀(파4·길이 351야드) '이글' 덕분이었다.

첫 홀을 더블보기로 마쳤지만 2번홀에서 이글을 잡고 상승 전기를 마련한 것.가파른 오르막인 이 홀에서 홀까지 150야드를 남기고 친 8번아이언샷이 홀 속으로 쑥 빨려들어갔다.

첫 두 홀을 '더블보기-이글'로 장식한 김형성은 3번홀부터 11번홀까지 9개홀에서 버디 5개를 솎아내는 집중력을 보였다.

김형성은 "지난주 레이크힐스오픈 2라운드에서 코스레코드인 66타를 치는 등 컨디션이 최상이기 때문에 올해 첫 승도 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레이크힐스오픈에서 연장전끝에 시즌 첫 승을 올린 강경남(24·삼화저축은행)은 1오버파 72타로 공동 21위,시즌 상금랭킹 1위 김경태(21·신한은행)는 2오버파 73타로 공동 33위에 올라있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