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연말께 한국 스마트폰 시장진출… 신제품 56종 선보여

세계 최대 PC 업체인 HP가 모바일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PDA로 널리 알려진 '아이팩(iPAQ)' 브랜드의 스마트폰을 내놓고 캐나다 리서치인모션(RIM)의 '블랙베리',삼성전자 '블랙잭'등과 경쟁하겠다고 선언했다.

현재 SK텔레콤 KTF와도 협상 중이어서 이르면 연말께 아이팩 스마트폰이 한국에서도 발매될 전망이다.

HP는 5일(현지시간) 뉴욕 '스카이라이트 스튜디오'에서 '당신의 생활은 쇼다(Your Life is the Show)'란 주제로 2008년 신제품 발표회를 갖고 스마트폰,내비게이션,PDA,주변기기,모바일 소프트웨어 등 '아이팩' 브랜드 론칭 후 가장 많은 56종의 신제품을 내놓았다.

이 중엔 스마트폰 2종을 비롯 3차원 지도를 내장한 내비게이션 '아이팩300',PDA '아이팩200''아이팩100' 등 휴대용 기기만 5종이나 된다.

특히 눈길을 끄는 제품은 한국 3세대 이동통신 서비스용으로 거론되는 '아이팩900 비즈니스 메신저'와 '아이팩600 비즈니스 내비게이터' 등 스마트폰 2종이다.

고속하향패킷접속(HSDPA) 3세대 이동통신과 무선랜(와이파이)을 동시에 지원해 세계 어디서나 인터넷에 접속,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휴대폰이다.

HP가 내놓은 스마트폰 2종은 HP의 장점인 기업용 솔루션을 대거 적용한 점이 돋보인다.

이메일,인터넷전화,IP텔레포니,고객관계관리(CRM),공급망관리(SCM) 등을 비롯,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통한 내비게이션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아이팩900 시리즈는 문자 배열이 PC와 같은 쿼티(QWERTY) 자판과 터치스크린을 탑재했다.

휴대폰처럼 숫자 중심으로 입력하게 돼 있는 아이팩600은 스마트터치,엄지를 이용한 세 방향 휠 동작 등 한층 진화된 터치스크린 기능을 갖췄다.

애플이 엔터테인먼트 기능이 강한 '아이폰'으로 소비자 시장에 직접 뛰어든 것과 달리 HP는 스마트폰으로 자사 텃밭인 기업 시장부터 공략하는 전략을 택했다.

토드 브래들리 HP 퍼스널시스템그룹 사장은 "유례없이 많은 신제품을 한꺼번에 내놓은 것은 모바일 시장 공략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서"라며 "세계 기업용 스마트폰 시장 규모가 올해 1500만대에서 내년엔 3000만대로 늘 것"이라고 전망했다.

HP는 스마트폰 출시를 계기로 2004년 KT '네스팟스윙' PDA폰 이후 중단된 한국 휴대폰 사업도 재개할 계획이다.

현재 SK텔레콤 KTF와 스마트폰 공급 협상을 벌이고 있다.

국내 이통사들은 HP 스마트폰을 기업 시장 공략용으로 검토 중이다.

SK텔레콤의 관계자는 "최근 선보인 삼성 블랙잭과 마찬가지로 기업용 시장을 겨냥해 HP 스마트폰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며 "국내 네트워크와 서비스에 맞춰 최적화 작업이 필요한 만큼 도입 시기는 연말이나 내년 초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욕(미국)=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