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충격으로 상승에 급제동이 걸린 글로벌 증시가 조정 양상을 이어가고 있다.

하반기 증시의 본격적인 상승 여부를 두고 전문가들의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펀드 투자자들도 안전자산으로 옮겨야 할지, 아니면 참고 기다려야 할지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4일 메리츠증권은 9월 펀드투자 전략 보고서에서 "시장 자체의 펀더멘털이 훼손된 것이 아니라 글로벌 시장 전체의 공통적인 악재로 인한 조정이기 때문에 환매 전략보다는 보유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이 증권사 박현철 펀드 애널리스트는 "현재는 시장이 급등락하고 있지만 한국과 중국을 비롯한 신흥 시장의 기업실적 개선 기대감이 높게 나타나고 있어 국내 주식형 펀드를 중심으로 이머징마켓 펀드 투자비중을 늘리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발생했지만 MSCI 이머징과 한국의 주당순이익(EPS) 증가율이 선진국보다 양호하거나 크게 개선되고 있어 향후 선진국 증시보다 이머징 마켓 및 한국 증시의 투자 메리트가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펀드 유형별로는 배당 및 가치주 펀드가 조정장에서 힘을 발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 애널리스트는 "2004년부터 조정폭이 컸던 3개 시기(2004년 4월23일~8월6일, 2006년 5월11일~6월13일, 2007년 7월25일~8월17일)를 분석해 본 결과 배당주 펀드, 가치주 펀드를 중심으로 한 주식 펀드의 하락폭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특히 '신영밸류고배당주식'이나 '한국밸류10년투자주식' '마이다스블루칩배당주식' 등은 90% 내외의 주식편입비를 유지하면서도 하락장에서 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분산투자의 장점을 발휘했기 때문이라고 박 애널리스트는 평가했다.

박 애널리스트는 "주가가 급락할 때 투자를 계속해 펀드 매입좌수를 늘리면 평균매입단가가 하락해 향후 주가 상승시 높은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다"며 "최근 조정장을 기회로 자신의 펀드가 특정 스타일이나 국가, 성향으로 치우친 것이 아닌지 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문정현 기자 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