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HSBC는 자산 규모로는 세계 2위,자기자본 기준으로 세계 1위인 글로벌 은행이다.

전세계 82개국에 1만여개 지점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에도 1897년 제물포(인천)에 사무소를 개설했을 정도다.

막강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갖추고 전세계적으로 현지화 전략에 성공한 HSBC지만 유독 한국에서만은 영업 확장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HSBC는 외환위기 이후 4차례나 국내 은행 인수전에 뛰어들었다가 막판에 포기한 전례가 있다.

이번에 외환은행 인수에 성공할 경우 그야말로 '4전5기'인 셈이다.

HSBC는 1998년 제일은행 인수전에 참여했으나 뉴브리지캐피털과의 경합끝에 탈락했다.

이어 1999년엔 서울은행 인수에 나서 금융감독위원회와 양해각서(MOU)까지 교환했으나 가격차에 대한 견해를 좁히지 못하고 계약을 무산시켰다.

2003년엔 한미은행 인수 후보군에도 가세했지만 씨티은행에 밀려 고배를 마셨고,2005년 제일은행 재매각 때도 스탠다드차타드와 경합을 벌였으나 탈락했다.

HSBC은행은 국내 은행 인수전 때마다 지나치게 낮은 입찰가를 제시,해당 은행의 정보만 입수한 채 발을 뺀다는 비난을 받았다.

HSBC은행은 이후 자생전략으로 방향을 틀어 현지법인 설립을 통한 영업 확대를 꾀했으나 정부에 미운 털이 박힌 탓에 이마저도 여의치 않았다.

한국 시장 공략을 위해선 외환은행 인수가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얘기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