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과 IT(정보기술) 기업이 만났습니다. 일각에선 이종 간 결합이라며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기도 하지만 어떻게 시너지 효과를 내는지 잘 지켜보세요."

지난 20년간 소프트웨어 유통 및 솔루션 개발에 주력해온 코스닥 상장사 트라이콤이 여행업계 '다크호스'로 부상 중인 여행박사를 최근 인수한 것을 두고 시장에서는 궁금증이 많았다. 이강진 트라이콤 대표는 3일 "트라이콤의 IT 분야 기술력과 노하우에다 여행박사의 네트워크를 접목하면 무한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며 "회사가 목표로 삼고 있는 글로벌 미디어 콘텐츠사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트라이콤이 여행박사 지분 100%를 인수하는 데 들인 비용은 360억원. 너무 많은 돈을 주고 산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이 대표는 "메이저 여행 업체들이 알짜 여행업체인 여행박사를 인수하려고 우리가 들인 돈보다 두 배 이상을 불렀다"며 "여행박사의 기업 가치를 따지면 결코 비싸게 산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오히려 여행박사가 메이저 업체들의 제의를 거부하고 우리를 선택한 것은 시너지효과가 크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더구나 트라이콤이 여행박사 인수에 들인 현금은 150억원에 불과하며 나머지 210억원은 여행박사 임직원이 지난달 27일 트라이콤 증자에 참여하는 형태로 이뤄졌다. 이에 따라 여행박사 임직원은 트라이콤 지분을 23.3% 보유하게 됐다.

이 대표는 "증자된 자금으로 부채를 갚아 재무구조를 튼튼하게 하는 것과 동시에 다음 20년간의 먹거리를 찾는 데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미 여행박사 인수를 계기로 트라이콤은 '글로벌 미디어 콘텐츠사'로 거듭날 것"이라며 "강남에 세운 미디어센터를 구심점으로 아일랜드 일본 미국 캐나다 등으로 진출,IT 기반의 다양한 정보서비스 사업에 나설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미 그 첫 번째 사업으로 아일랜드에 어학원을 설립,여행박사와 공동 비즈니스를 펼칠 예정이다. 이 대표는 "신사업 투자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내년 초 추가 유·무상 증자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아직 정해진 것은 없지만 여행박사가 업계 최고 성장률을 기록할 만큼 우량 업체이기 때문에 단순 자회사보다는 중장기적으로 합병이나 독자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며 "이는 트라이콤의 기업가치 상승에도 커다란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동부증권은 여행박사가 별도 상장될 경우 시가총액은 1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며,트라이콤은 구주매출 과정에서 440억원가량의 상장 차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

이 대표는 "여행박사의 인수 시너지는 올해 실적으로 입증해 보일 자신이 있다"며 "이익이 늘어난 만큼 올해부터는 배당 등을 포함한 다양한 주주환원 정책을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