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생각은 확고한 것 같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파문이 경제에 악영향을 줄 경우엔 기준금리를 가차없이 내리겠지만 단순히 금융시장 혼란만 야기할 경우엔 유동성 공급으로 해결하겠다'는 게 원칙인 듯 하다. 이 같은 원칙은 지난 주말 열린 '잭슨홀 회의' 연설에서 다시 한번 확인됐다.

따라서 오는 18일로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내릴지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과연 서브프라임 파문의 영향이 어느 정도인지 아직 가늠할 수 없다는 얘기다. 그러다보니 앞으로 나올 경제지표가 더욱 중요해졌다. 특히 9월 첫주인 이번 주엔 굵직한 경제지표가 쏟아진다. 이 지표가 어떠하냐에 따라 기준금리 인하 여부를 전망해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주 가장 주목을 끄는 경제지표는 오는 7일 나오는 8월 중 고용동향이다. 고용동향은 소비와 함께 현 경기 상태를 가늠할 수 있는 대표적 지표로 꼽힌다. 월가에서는 지난 8월 중 비농업부문에서 새로 만들어진 일자리는 12만3000명으로 전달의 9만2000명보다 늘어났을 것으로 보고 있다. 8월 실업률은 전달과 같은 4.6%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자리 창출이 늘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경기가 괜찮다는 의미다. FRB로서는 인플레이션을 걱정해야 해 기준금리 인하에는 썩 좋은 소식이 아니다.

오는 6일 발표되는 2분기 비농업부문 노동생산성 및 단위 노동비용도 관심거리다. 노동생산성은 전분기 1.8%에서 지난 2분기엔 2.6%로 상승한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단위 노동비용은 2.1%에서 1.4%로 하락했을 것이란 게 월가의 전망이다. 노동비용이 떨어졌다는 것은 인플레이션 압박요인이 그만큼 덜어졌다는 의미로 기준금리 인하에 도움 요소가 된다.

이보다 하루 앞서 FRB가 발표할 베이지북도 주목 대상이다. 베이지북은 FRB가 18일 예정된 FOMC를 앞두고 내놓는 현장경기에 대한 종합보고서다. 잘하면 베이지북을 통해 18일 금리인하 여부를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주에는 이와 함께 △7월 건설지출동향 및 공급관리자협회(ISM)의 8월 제조업지수,8월 자동차 판매동향(4일) △잠정 주택판매동향(5일) △ISM 8월 서비스지수 및 도매재고동향(7일) 등 경제지표가 줄줄이 발표될 예정이다.

기준금리 인하여부가 관심인 상황에서 관계자들의 발언 또한 중요하지 않을 수 없다. 오는 6일엔 재닛 옐런 샌프란시스코 연방은행 총재와 랜달 크로즈너 FRB 이사가 강연할 계획이다. 또 윌리엄 풀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 총재와 데니스로 록하트 애틀랜타 연방은행 총재,리처드 피셔 댈러스 연방은행 총재 등 지역 연준 총재의 연설이 예정돼 있어 FRB 분위기를 살피는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