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태 ‘안어벙 대신 사업가라 불러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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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박홈쇼핑’에서 게임 기능이 있는 물건들을 소개하던 ‘안어벙’이 진짜 물건을 가지고 나타났다. 요즘은 ‘개그콘서트’ ‘내 이름은 안상순’이라는 코너에서 ‘된장녀’를 연기하고 있는 개그맨 안상태 씨(30)가 레이싱 의류 쇼핑몰 플레이저(www.flaser.co.kr)를 연 것이다. 엉뚱한 모습, 여려 보이는 인상의 그가 레이싱에 관심이 있다는 사실이 뜻밖이다.
“남자들은 자기 몸과 차를 일심동체로 여기잖아요. 차가 달리면 내 몸이 뛰고 있다는 생각이 들고요. 차가 내 몸과 연결돼 빠르게 달리는 느낌이 카 레이싱의 매력이에요. 차를 사랑하는 사람들만이 공감할 수 있는 느낌과 문화가 있습니다.”
그를 카레이싱의 세계로 끌어들인 사람은 1990년대 초반을 주름잡은 댄스 그룹 알이에프(REF)의 멤버 이성욱 씨다. 1년 전쯤 이성욱 씨가 별 다른 취미 없이 지내던 안상태 씨에게 카레이싱 팀 ‘고스트’를 만들어 본격적으로 레이싱을 해 보자고 권유했다. ‘고스트’가 참여하는 경기는 두 대의 차가 직선 경기장에서 속도를 겨루는 드래그 레이스(Drag Race)다. 여러 대의 차가 코스에 따라 원형으로 도는 서킷(Circuit)과는 또 다른 묘미가 있다고 한다.
“1주일에 한 번 잠실에서 경주용 차의 기본적인 특징을 가진 카트를 타고 매주 연습을 합니다. 가끔씩 레이싱 대회에 참여하고요. 1주일 내내 코너의 아이디어를 짜는 데 매달리다가 레이싱을 하면 스트레스가 해소됩니다.”
취미를 사업으로 연결시켜
일반인들에게는 먼 이야기 같지만, 국내에서 카레이싱을 즐기는 인구는 10만 명 정도로 추산된다. 손수 차를 몰고 경기에 참가하는 사람의 수는 그보다 적지만 크고 작은 대회에 어찌나 많은 팀들이 신청하는지 경기장의 한계 때문에 참가자를 줄여야 할 정도라고 한다. 그 역시 팀을 꾸리고 시합에 나가면서 미처 몰랐던 카레이싱 인구에 크게 놀랐다.
“휴일에 시간을 쪼개 경기장에 구경 온 사람들이 참 많아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모터스포츠를 좋아하는지 깨닫게 되지요. 직접 참여한 숫자를 헤아려 봐도 카레이서에서부터 정비를 담당하는 사람까지 팀당 7~8명씩 수백 팀이 되니까 엄청나게 큰 규모지요.”
카레이싱 인구에 비해서 그를 둘러싼 환경은 참 열악하다. 레이서들이 제대로 된 경기장이 없어서 달릴 곳을 찾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고 자동차 산업의 발전 정도에 비해 기업의 레이싱 투자도 적은 편이다. 기본적인 토대가 아직 낮은 수준이다 보니 모터스포츠 패션 같은 관련 분야까지 누군가 나서 신경 쓸 여력이 없다.
“대회에 팀으로 참가하려고 준비하는 와중에 유니폼을 의뢰할 만한 마땅한 곳이 없더라고요. 수입 의류는 점퍼 하나만 해도 20만~30만 원대로 고가입니다. 자비를 들여서 자동차 튜닝을 하는 카레이서들이 사기에는 너무 부담스러운 가격이지요. 시각적인 재미를 줄 수 있는 모터스포츠에서 경기복은 중요한 요소인데 입을 만한 옷이 없는 겁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팀에서 자체적으로 디자인을 한 주문복을 입고 경기에 참여했다. 그런데 그를 비롯한 팀원들의 복장에 많은 참가자들이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레이서들에게는 자동차를 꾸미는 것만큼 자신도 그에 어울리게 입을 수 있는 패션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비슷한 옷을 어디서 구입할 수 있는지 묻는 사람들을 상대하며 사업 아이템이 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와 이성욱 씨 등이 공동 대표로 쇼핑몰 플레이저를 연 계기다.
“티셔츠, 셔츠, 점퍼와 같은 기본 의류에 정비복까지 갖추고 있습니다. 적절한 가격에 질 좋은 옷이 될 수 있도록 하고 있고요. 저렴한 가격에만 초점을 맞추면 품질을 보장할 수 없잖아요. 수입 의류와 차별화될 수 있는 가격에 경쟁력 있는 디자인이 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플레이저가 정식으로 문을 연 지는 두 달여가 흘렀다. 그에 비해 반응은 빠르다. 연예인 레이싱팀이 쇼핑몰을 준비한다는 소식이 입소문으로 퍼져 시작하기 전부터 주문을 의뢰하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자동차 마니아들에게는 목마르게 기다려 왔던 쇼핑몰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에피소드다.
사실 레이싱 의류와 일반 의류는 큰 차이가 없다. 헬멧이나 장갑 같은 전문적인 보호 장구가 아닌 이상 옷에 대한 제약이 전혀 없다. 불에 잘 타지 않고 공기가 잘 통하는 정도의 기본 조건만 있으면 어떤 것을 입어도 무방한 셈이다. 실제 레이서들이 선호하는 복장은 자동차에 어울리는 원색 계열의 옷들이다.
일반 의류와 다르게 레이싱 복장에서 중요하게 부각되는 요소는 패치다. 가슴이나 어깨에 붙이는 패치는 자동차, 타이어, 정유 등 관련 회사의 마크가 대부분이다. 보통의 레이서들은 회사와 관련 없이 마크의 디자인에 따라 마음에 드는 것들을 골라 옷에 붙이고 나온다. 이렇게 개인적으로 붙이는 것은 큰 문제가 없지만 쇼핑몰에서는 상표 등록 권리 때문에 아무 패치나 사용할 수가 없었다.
“플레이저에서 사용하는 패치는 저작권을 등록한 도안들입니다. 패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초기에 가장 중점을 둔 부분입니다. 패치 외에도 자신의 혈액형이나 이니셜을 새겨 넣는 것이 레이싱 의류만의 독특한 특징입니다.”
오프라인 매장 요청 늘어
벌써부터 오프라인 매장에 대한 요청도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사업 확장은 조심스럽다. 레이싱 의류는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한정적인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한동안은 경험을 쌓으며 이후의 방향을 가늠해 보려고 한다. 그는 플레이저 외에도 아내 김효정 씨가 운영하는 패션 쇼핑몰 리나스룸(www.rinas room.com)에도 관여하고 있다.
“콘셉트나 마케팅에 대해 조언하는 정도지요. 아내가 저보다 더 많이 알고 알아서 잘하더라고요. 저 자신부터 결혼하고 아들을 낳아 가정을 꾸리면서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습니다. 플레이저 같이 본업 외의 사업에 대해 신경을 쓰게 되는 이유도 가장으로서 책임감 때문이겠지요.”
엉뚱하거나 건방진 캐릭터로 늘 우리를 웃겨 온 사람이지만 평소의 그는 친절하고 조용하게 느껴진다.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안으로 품은 것이 많은 사람이다. 그는 개그맨이 되기 전부터 ‘꿈을 위해 도전하자’는 좌우명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무모해서는 안 되지만 인생에서 도전은 꼭 필요하다는 소신이다. 자신을 발전시키려면 주어진 가능성에 부딪쳐 봐야 한다고 말한다. 지난날 시도했던 모든 것들이 지금의 그를 만들었고 발전하겠다는 그의 약속을 보장하고 있다.
김희연 객원기자 foolfox@naver.com
“남자들은 자기 몸과 차를 일심동체로 여기잖아요. 차가 달리면 내 몸이 뛰고 있다는 생각이 들고요. 차가 내 몸과 연결돼 빠르게 달리는 느낌이 카 레이싱의 매력이에요. 차를 사랑하는 사람들만이 공감할 수 있는 느낌과 문화가 있습니다.”
그를 카레이싱의 세계로 끌어들인 사람은 1990년대 초반을 주름잡은 댄스 그룹 알이에프(REF)의 멤버 이성욱 씨다. 1년 전쯤 이성욱 씨가 별 다른 취미 없이 지내던 안상태 씨에게 카레이싱 팀 ‘고스트’를 만들어 본격적으로 레이싱을 해 보자고 권유했다. ‘고스트’가 참여하는 경기는 두 대의 차가 직선 경기장에서 속도를 겨루는 드래그 레이스(Drag Race)다. 여러 대의 차가 코스에 따라 원형으로 도는 서킷(Circuit)과는 또 다른 묘미가 있다고 한다.
“1주일에 한 번 잠실에서 경주용 차의 기본적인 특징을 가진 카트를 타고 매주 연습을 합니다. 가끔씩 레이싱 대회에 참여하고요. 1주일 내내 코너의 아이디어를 짜는 데 매달리다가 레이싱을 하면 스트레스가 해소됩니다.”
취미를 사업으로 연결시켜
일반인들에게는 먼 이야기 같지만, 국내에서 카레이싱을 즐기는 인구는 10만 명 정도로 추산된다. 손수 차를 몰고 경기에 참가하는 사람의 수는 그보다 적지만 크고 작은 대회에 어찌나 많은 팀들이 신청하는지 경기장의 한계 때문에 참가자를 줄여야 할 정도라고 한다. 그 역시 팀을 꾸리고 시합에 나가면서 미처 몰랐던 카레이싱 인구에 크게 놀랐다.
“휴일에 시간을 쪼개 경기장에 구경 온 사람들이 참 많아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모터스포츠를 좋아하는지 깨닫게 되지요. 직접 참여한 숫자를 헤아려 봐도 카레이서에서부터 정비를 담당하는 사람까지 팀당 7~8명씩 수백 팀이 되니까 엄청나게 큰 규모지요.”
카레이싱 인구에 비해서 그를 둘러싼 환경은 참 열악하다. 레이서들이 제대로 된 경기장이 없어서 달릴 곳을 찾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고 자동차 산업의 발전 정도에 비해 기업의 레이싱 투자도 적은 편이다. 기본적인 토대가 아직 낮은 수준이다 보니 모터스포츠 패션 같은 관련 분야까지 누군가 나서 신경 쓸 여력이 없다.
“대회에 팀으로 참가하려고 준비하는 와중에 유니폼을 의뢰할 만한 마땅한 곳이 없더라고요. 수입 의류는 점퍼 하나만 해도 20만~30만 원대로 고가입니다. 자비를 들여서 자동차 튜닝을 하는 카레이서들이 사기에는 너무 부담스러운 가격이지요. 시각적인 재미를 줄 수 있는 모터스포츠에서 경기복은 중요한 요소인데 입을 만한 옷이 없는 겁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팀에서 자체적으로 디자인을 한 주문복을 입고 경기에 참여했다. 그런데 그를 비롯한 팀원들의 복장에 많은 참가자들이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레이서들에게는 자동차를 꾸미는 것만큼 자신도 그에 어울리게 입을 수 있는 패션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비슷한 옷을 어디서 구입할 수 있는지 묻는 사람들을 상대하며 사업 아이템이 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와 이성욱 씨 등이 공동 대표로 쇼핑몰 플레이저를 연 계기다.
“티셔츠, 셔츠, 점퍼와 같은 기본 의류에 정비복까지 갖추고 있습니다. 적절한 가격에 질 좋은 옷이 될 수 있도록 하고 있고요. 저렴한 가격에만 초점을 맞추면 품질을 보장할 수 없잖아요. 수입 의류와 차별화될 수 있는 가격에 경쟁력 있는 디자인이 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플레이저가 정식으로 문을 연 지는 두 달여가 흘렀다. 그에 비해 반응은 빠르다. 연예인 레이싱팀이 쇼핑몰을 준비한다는 소식이 입소문으로 퍼져 시작하기 전부터 주문을 의뢰하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자동차 마니아들에게는 목마르게 기다려 왔던 쇼핑몰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에피소드다.
사실 레이싱 의류와 일반 의류는 큰 차이가 없다. 헬멧이나 장갑 같은 전문적인 보호 장구가 아닌 이상 옷에 대한 제약이 전혀 없다. 불에 잘 타지 않고 공기가 잘 통하는 정도의 기본 조건만 있으면 어떤 것을 입어도 무방한 셈이다. 실제 레이서들이 선호하는 복장은 자동차에 어울리는 원색 계열의 옷들이다.
일반 의류와 다르게 레이싱 복장에서 중요하게 부각되는 요소는 패치다. 가슴이나 어깨에 붙이는 패치는 자동차, 타이어, 정유 등 관련 회사의 마크가 대부분이다. 보통의 레이서들은 회사와 관련 없이 마크의 디자인에 따라 마음에 드는 것들을 골라 옷에 붙이고 나온다. 이렇게 개인적으로 붙이는 것은 큰 문제가 없지만 쇼핑몰에서는 상표 등록 권리 때문에 아무 패치나 사용할 수가 없었다.
“플레이저에서 사용하는 패치는 저작권을 등록한 도안들입니다. 패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초기에 가장 중점을 둔 부분입니다. 패치 외에도 자신의 혈액형이나 이니셜을 새겨 넣는 것이 레이싱 의류만의 독특한 특징입니다.”
오프라인 매장 요청 늘어
벌써부터 오프라인 매장에 대한 요청도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사업 확장은 조심스럽다. 레이싱 의류는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한정적인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한동안은 경험을 쌓으며 이후의 방향을 가늠해 보려고 한다. 그는 플레이저 외에도 아내 김효정 씨가 운영하는 패션 쇼핑몰 리나스룸(www.rinas room.com)에도 관여하고 있다.
“콘셉트나 마케팅에 대해 조언하는 정도지요. 아내가 저보다 더 많이 알고 알아서 잘하더라고요. 저 자신부터 결혼하고 아들을 낳아 가정을 꾸리면서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습니다. 플레이저 같이 본업 외의 사업에 대해 신경을 쓰게 되는 이유도 가장으로서 책임감 때문이겠지요.”
엉뚱하거나 건방진 캐릭터로 늘 우리를 웃겨 온 사람이지만 평소의 그는 친절하고 조용하게 느껴진다.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안으로 품은 것이 많은 사람이다. 그는 개그맨이 되기 전부터 ‘꿈을 위해 도전하자’는 좌우명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무모해서는 안 되지만 인생에서 도전은 꼭 필요하다는 소신이다. 자신을 발전시키려면 주어진 가능성에 부딪쳐 봐야 한다고 말한다. 지난날 시도했던 모든 것들이 지금의 그를 만들었고 발전하겠다는 그의 약속을 보장하고 있다.
김희연 객원기자 foolfox@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