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들이 들려주는 강남 아줌마 따라잡기] (2) 한눈 팔지말고 한우물만 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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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원이라는 신분에도 불구하고 프라이빗 뱅커(PB)란 직군의 특성 때문에 부동산 중개업소를 들를 때가 종종 있다.
시장 돌아가는 상황에 대해서 고객보다 더 상세히 알고 있어야 고객을 상담하는 과정에서 망신당하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서울 강남구 개포동 주공아파트 주변 중개업소를 돌아볼 일이 있었다.
그런데 이 곳에서 만난 K사장의 얘기가 흥미로웠다.
"개포동 아줌마들은 '뒤에는 대모산,앞으로는 양재천이 위치한 전형적인 배산임수형 입지여건이 우리 동네 아파트값을 끌어올리는 요인'이라고들 얘기하는데,그것만으로는 설명이 좀 어려운 측면이 있어요.
대지지분이라든가 임대주택 건립 비율 등을 따지면 수익성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거든요.
그것보다는 주변의 대치동 도곡동에서 끊임없이 유입되는 수요가 더 큰 원인이 아닌가 합니다."
K사장은 "개포동은 세입자 비중이 꽤 높다"며 "집주인 가운데 상당수는 양재천 건너 대치동이나 도곡동에 거주하고 있다"고 전했다.
강남 아줌마들은 대학생이나 사회초년생 정도인 자녀들의 결혼에 대비,자신들이 가장 잘 아는 동네에 증여할 집 한채를 장만해 놓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었다.
K사장의 얘기처럼 강남부자들은 재테크를 할 때 '한우물'만 파는 경향이 강하다.
이를 테면 부동산의 경우 땅이면 땅,아파트면 아파트,주식의 경우도 가치주면 가치주,블루칩이면 블루칩 하는 식으로 자신들이 가장 잘 아는 분야에만 집중한다는 것이다.
100억원대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대학교수 A씨의 부인은 참여정부 들어 부동산 투자환경이 녹록지 않게 되자 보유하고 있던 수도권 상가주택을 처분하고 국내·외 펀드에 분산투자했다가 요즘 후회를 많이 하고 있다.
최근 서브프라임 사태가 터져 펀드 수익률의 변동성이 커지자 "역시 믿을 건 부동산밖에 없다"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닌다.
A씨 부인의 부동산 투자관은 특이하다.
"남들은 '진짜 부자는 땅부자'라고 얘기하는데,개인적으로 땅투자는 절대 안 합니다.
땅하곤 '궁합'이 잘 안 맞는 것 같아요.
투자수익의 회수기간도 지나치게 길고요.
투자는 자기가 잘 아는 분야에 집중하는 게 나을 것 같아서 아파트에만 관심을 갖는 편입니다."
부동산뿐 아니라 주식에 관심이 많은 부자들 역시 비슷한 성향을 보인다.
올해 70대인 L씨 역시 젊어서부터 부동산보다 금융상품 쪽에 관심을 많이 가져온 케이스다.
L씨의 경우 방배동 빌라 이외에 약 20억원의 금융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그는 국내·외펀드,외화예금,보통예금 등을 갖고 있어 통장 수는 많지만 보유한 상품은 비교적 단순한 편이다.
펀드나 주식가격의 오르내림에 일희일비하지도 않는다.
될성 부른 나무에 투자자산을 몰아 넣고 기대수익을 얻을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다.
이처럼 한우물만 집중적으로 파고드는 게 한국 부자들의 투자성향이지만,이 같은 투자패턴이 재테크의 '정석'이라고는 보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오래된 재테크 격언 가운데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게 있다.
투자자산을 적절하게 배분해 위험을 회피하는 게 투자의 정석이라는 얘기다.
비슷한 얘기가 유태인의 경전인 탈무드에도 나온다.
'모든 사람으로 하여금 자신의 돈을 세 부분으로 나눠 3분의 1은 토지에,3분의 1은 사업에 투자하고 나머지는 예비금으로 보유하라'는 것.전세계 돈의 흐름을 좌지우지하는 유태인들의 경전에 나오는 얘기라고 하니 그다지 틀린 얘기는 아니지 않을까한다.
하지만 강남아줌마들의 투자패턴은 이 격언과 관계가 없다.
현대경제연구소가 내놓은 '한·미 가계자산 비교와 시사점'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2006년 5월을 기준으로 우리나라 가구당 평균 총자산은 2억8000만원이고 그중 76.4%는 부동산이 차지하고 있다.
부자들의 자산배분 포트폴리오 역시 이와 비슷하거나 부동산의 비중이 조금 더 높다는 생각이 든다.
자산 포트폴리오 가운데 부동산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을 경우 부동산 침체현상이 장기화되면 순간적인 유동성 위기에 봉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대부분의 강남아줌마들이 '돈 없다'고 푸념하는 것도 단순한 엄살만이 아닐 수도 있다.
투자의 정석적인 관점에서 볼 때 강남부자들의 한우물만 파는 성향은 바람직하다고만 볼 수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포트폴리오 배분을 '이상'이라고 한다면,한우물 파는 데 집중하는 부자들의 투자방법은 한국 재테크시장의 '현실'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이상에 꼭 맞춰 현실이 바뀌기는 어려운 법.또 지금까지의 재테크 환경을 곰곰 돌이켜보면,이상적인 투자법이 반드시 부(富)를 보장해주는 것도 아니었다.
'돈의 흐름이 보인다는' 강남아줌마들에게 자산배분이니 포트폴리오니 하는 얘기가 뜬구름 잡는 소리처럼 들릴 수도 있다.
결국 어떤 투자방식이 올바른 투자법일지,고객의 재산불리기를 업(業)으로 삼고 있는 프라이빗 뱅커(PB) 입장에서도 궁금한 질문이 아닐 수 없다.
김재한 국민은행 Gold&Wise 방배PB팀장
시장 돌아가는 상황에 대해서 고객보다 더 상세히 알고 있어야 고객을 상담하는 과정에서 망신당하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서울 강남구 개포동 주공아파트 주변 중개업소를 돌아볼 일이 있었다.
그런데 이 곳에서 만난 K사장의 얘기가 흥미로웠다.
"개포동 아줌마들은 '뒤에는 대모산,앞으로는 양재천이 위치한 전형적인 배산임수형 입지여건이 우리 동네 아파트값을 끌어올리는 요인'이라고들 얘기하는데,그것만으로는 설명이 좀 어려운 측면이 있어요.
대지지분이라든가 임대주택 건립 비율 등을 따지면 수익성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거든요.
그것보다는 주변의 대치동 도곡동에서 끊임없이 유입되는 수요가 더 큰 원인이 아닌가 합니다."
K사장은 "개포동은 세입자 비중이 꽤 높다"며 "집주인 가운데 상당수는 양재천 건너 대치동이나 도곡동에 거주하고 있다"고 전했다.
강남 아줌마들은 대학생이나 사회초년생 정도인 자녀들의 결혼에 대비,자신들이 가장 잘 아는 동네에 증여할 집 한채를 장만해 놓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었다.
K사장의 얘기처럼 강남부자들은 재테크를 할 때 '한우물'만 파는 경향이 강하다.
이를 테면 부동산의 경우 땅이면 땅,아파트면 아파트,주식의 경우도 가치주면 가치주,블루칩이면 블루칩 하는 식으로 자신들이 가장 잘 아는 분야에만 집중한다는 것이다.
100억원대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대학교수 A씨의 부인은 참여정부 들어 부동산 투자환경이 녹록지 않게 되자 보유하고 있던 수도권 상가주택을 처분하고 국내·외 펀드에 분산투자했다가 요즘 후회를 많이 하고 있다.
최근 서브프라임 사태가 터져 펀드 수익률의 변동성이 커지자 "역시 믿을 건 부동산밖에 없다"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닌다.
A씨 부인의 부동산 투자관은 특이하다.
"남들은 '진짜 부자는 땅부자'라고 얘기하는데,개인적으로 땅투자는 절대 안 합니다.
땅하곤 '궁합'이 잘 안 맞는 것 같아요.
투자수익의 회수기간도 지나치게 길고요.
투자는 자기가 잘 아는 분야에 집중하는 게 나을 것 같아서 아파트에만 관심을 갖는 편입니다."
부동산뿐 아니라 주식에 관심이 많은 부자들 역시 비슷한 성향을 보인다.
올해 70대인 L씨 역시 젊어서부터 부동산보다 금융상품 쪽에 관심을 많이 가져온 케이스다.
L씨의 경우 방배동 빌라 이외에 약 20억원의 금융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그는 국내·외펀드,외화예금,보통예금 등을 갖고 있어 통장 수는 많지만 보유한 상품은 비교적 단순한 편이다.
펀드나 주식가격의 오르내림에 일희일비하지도 않는다.
될성 부른 나무에 투자자산을 몰아 넣고 기대수익을 얻을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다.
이처럼 한우물만 집중적으로 파고드는 게 한국 부자들의 투자성향이지만,이 같은 투자패턴이 재테크의 '정석'이라고는 보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오래된 재테크 격언 가운데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게 있다.
투자자산을 적절하게 배분해 위험을 회피하는 게 투자의 정석이라는 얘기다.
비슷한 얘기가 유태인의 경전인 탈무드에도 나온다.
'모든 사람으로 하여금 자신의 돈을 세 부분으로 나눠 3분의 1은 토지에,3분의 1은 사업에 투자하고 나머지는 예비금으로 보유하라'는 것.전세계 돈의 흐름을 좌지우지하는 유태인들의 경전에 나오는 얘기라고 하니 그다지 틀린 얘기는 아니지 않을까한다.
하지만 강남아줌마들의 투자패턴은 이 격언과 관계가 없다.
현대경제연구소가 내놓은 '한·미 가계자산 비교와 시사점'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2006년 5월을 기준으로 우리나라 가구당 평균 총자산은 2억8000만원이고 그중 76.4%는 부동산이 차지하고 있다.
부자들의 자산배분 포트폴리오 역시 이와 비슷하거나 부동산의 비중이 조금 더 높다는 생각이 든다.
자산 포트폴리오 가운데 부동산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을 경우 부동산 침체현상이 장기화되면 순간적인 유동성 위기에 봉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대부분의 강남아줌마들이 '돈 없다'고 푸념하는 것도 단순한 엄살만이 아닐 수도 있다.
투자의 정석적인 관점에서 볼 때 강남부자들의 한우물만 파는 성향은 바람직하다고만 볼 수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포트폴리오 배분을 '이상'이라고 한다면,한우물 파는 데 집중하는 부자들의 투자방법은 한국 재테크시장의 '현실'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이상에 꼭 맞춰 현실이 바뀌기는 어려운 법.또 지금까지의 재테크 환경을 곰곰 돌이켜보면,이상적인 투자법이 반드시 부(富)를 보장해주는 것도 아니었다.
'돈의 흐름이 보인다는' 강남아줌마들에게 자산배분이니 포트폴리오니 하는 얘기가 뜬구름 잡는 소리처럼 들릴 수도 있다.
결국 어떤 투자방식이 올바른 투자법일지,고객의 재산불리기를 업(業)으로 삼고 있는 프라이빗 뱅커(PB) 입장에서도 궁금한 질문이 아닐 수 없다.
김재한 국민은행 Gold&Wise 방배PB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