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설의 '경영 업그레이드'] 부정적 에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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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라 몬테즈라는 여인이 있었다.
1818년 아일랜드에서 태어났다.
무용가로 성공을 거두기 위해 파리로 갔다.
롤라라는 이름은 스페인에서 온 플라멩코 댄서라고 속이기 위해 지은 가명이었다.
자질이 없었던 그녀는 힘있는 사람을 잡기로 했다.
당시 프랑스 최대 신문업자인 뒤자리에르가 첫 희생양.뒤자리에르의 도움으로 롤라는 유명세를 탔지만 뒤자리에르는 롤라에게 추근거리는 남자와 결투를 벌이다 총을 맞고 죽었다.
롤라는 뮌헨으로 가서 이번엔 국왕을 유혹했다.
바이에른의 루트비히 왕은 롤라에게 빠져 나랏일을 잊었다.
롤라는 영국으로 추방됐고 왕도 쫓겨났다.
영국에서 롤라는 열 살 연하의 육군장교 힐드와 만나 결혼했다.
몇 달이 지나지 않아 둘은 갈라섰고 힐드는 보트 전복 사고로 죽었다.
롤라는 미국으로 건너가 팻 헐이라는 남자와 결혼했지만 곧 이혼했다.
헐은 우울증으로 4년 뒤에 죽었다.
미국 베스트셀러였던 '권력을 경영하는 48법칙'에 나오는 대목이다.
저자인 로버트 그린은 롤라의 예를 들며 근처에 있었던 사람이 불행해지는 이유를 '불안정성의 전염'이라고 풀이했다.
허영과 거짓말,그리고 그로 인해 더 강해지는 망상.이런 것들로 뭉친 부정적 에너지의 파괴력은 무시무시한 것이다.
최근의 '학벌 조작' 사태도 결국 같은 맥락이다.
같은 책에 나오는 다른 사례를 보자.
1700년 초 런던에 신비한 사람이 나타났다.
조지 살마나자르라는 남자였는데 그는 포모사(Formosa:타이완의 옛 이름) 출신이라고 했다.
성경을 포모사 말로 번역하고 포모사의 역사,지리책으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됐다.
옥스퍼드대에서 강의도 하고 왕실의 비호까지 받아 가는 곳마다 유명 연사로 이름을 날렸다.
그의 비밀이 밝혀진 것은 그가 죽으면서 남긴 유언장에서였다.
그는 포모사에는 가본 적도 없고 언어도 역사도 전혀 모르는 프랑스인이었다.
사람들의 무지와 환상이 못된 의도에 악용되면서 만든 부정적 에너지의 전형이다.
많은 경제인들이 선거철을 걱정하는 이유 중 하나는 나라 전체에 이런 부정적인 에너지가 퍼지기 때문이다.
상대방을 파괴하려는 게임이 계속되면 그 주위에 있는 사람들까지 같이 그 에너지에 전염된다.
문제는 이런 사회적 변화가 그대로 회사 분위기와 연결된다는 사실이다.
이미 적잖은 대기업들이 새로운 일을 벌이지 않고 현금을 쌓아두기 시작했다.
혹시나 모를 '유탄'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현장의 분위기도 많이 해이해졌다.
월드컵 때처럼 너무 신나서도 일이 안 되지만 실망스럽고 짜증나는 현실도 그 못지 않게 파괴적인 것이다.
어쩔 수 없다.
경영자들은 과제가 하나 더 늘어난 것으로 생각하고 나름의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
이런 때일수록 중장기 비전을 가다듬고 내년,후년 우리 회사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할 수 있고,반드시 될 것이다'는 긍정적 기업문화를 다져가야 한다.
안타까운 것은 부정적 에너지의 힘이 너무 강하다는 점이다.
이 책의 저자도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이렇게만 말하고 있다.
"그런 전염력을 가진 사람을 만나면 논쟁하려 하지 말고 도우려 하지도 말며 친구에게 넘기지도 말라.무조건 피하라."
권영설 한경 가치혁신연구소장 yskwon@hankyung.com
1818년 아일랜드에서 태어났다.
무용가로 성공을 거두기 위해 파리로 갔다.
롤라라는 이름은 스페인에서 온 플라멩코 댄서라고 속이기 위해 지은 가명이었다.
자질이 없었던 그녀는 힘있는 사람을 잡기로 했다.
당시 프랑스 최대 신문업자인 뒤자리에르가 첫 희생양.뒤자리에르의 도움으로 롤라는 유명세를 탔지만 뒤자리에르는 롤라에게 추근거리는 남자와 결투를 벌이다 총을 맞고 죽었다.
롤라는 뮌헨으로 가서 이번엔 국왕을 유혹했다.
바이에른의 루트비히 왕은 롤라에게 빠져 나랏일을 잊었다.
롤라는 영국으로 추방됐고 왕도 쫓겨났다.
영국에서 롤라는 열 살 연하의 육군장교 힐드와 만나 결혼했다.
몇 달이 지나지 않아 둘은 갈라섰고 힐드는 보트 전복 사고로 죽었다.
롤라는 미국으로 건너가 팻 헐이라는 남자와 결혼했지만 곧 이혼했다.
헐은 우울증으로 4년 뒤에 죽었다.
미국 베스트셀러였던 '권력을 경영하는 48법칙'에 나오는 대목이다.
저자인 로버트 그린은 롤라의 예를 들며 근처에 있었던 사람이 불행해지는 이유를 '불안정성의 전염'이라고 풀이했다.
허영과 거짓말,그리고 그로 인해 더 강해지는 망상.이런 것들로 뭉친 부정적 에너지의 파괴력은 무시무시한 것이다.
최근의 '학벌 조작' 사태도 결국 같은 맥락이다.
같은 책에 나오는 다른 사례를 보자.
1700년 초 런던에 신비한 사람이 나타났다.
조지 살마나자르라는 남자였는데 그는 포모사(Formosa:타이완의 옛 이름) 출신이라고 했다.
성경을 포모사 말로 번역하고 포모사의 역사,지리책으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됐다.
옥스퍼드대에서 강의도 하고 왕실의 비호까지 받아 가는 곳마다 유명 연사로 이름을 날렸다.
그의 비밀이 밝혀진 것은 그가 죽으면서 남긴 유언장에서였다.
그는 포모사에는 가본 적도 없고 언어도 역사도 전혀 모르는 프랑스인이었다.
사람들의 무지와 환상이 못된 의도에 악용되면서 만든 부정적 에너지의 전형이다.
많은 경제인들이 선거철을 걱정하는 이유 중 하나는 나라 전체에 이런 부정적인 에너지가 퍼지기 때문이다.
상대방을 파괴하려는 게임이 계속되면 그 주위에 있는 사람들까지 같이 그 에너지에 전염된다.
문제는 이런 사회적 변화가 그대로 회사 분위기와 연결된다는 사실이다.
이미 적잖은 대기업들이 새로운 일을 벌이지 않고 현금을 쌓아두기 시작했다.
혹시나 모를 '유탄'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현장의 분위기도 많이 해이해졌다.
월드컵 때처럼 너무 신나서도 일이 안 되지만 실망스럽고 짜증나는 현실도 그 못지 않게 파괴적인 것이다.
어쩔 수 없다.
경영자들은 과제가 하나 더 늘어난 것으로 생각하고 나름의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
이런 때일수록 중장기 비전을 가다듬고 내년,후년 우리 회사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할 수 있고,반드시 될 것이다'는 긍정적 기업문화를 다져가야 한다.
안타까운 것은 부정적 에너지의 힘이 너무 강하다는 점이다.
이 책의 저자도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이렇게만 말하고 있다.
"그런 전염력을 가진 사람을 만나면 논쟁하려 하지 말고 도우려 하지도 말며 친구에게 넘기지도 말라.무조건 피하라."
권영설 한경 가치혁신연구소장 yskw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