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의 입을 봉하고 있던 1970년대에 교회가 앞장서서 민주화와 인권에 대해 말했던 것처럼 지금 교회가 말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생명 문제입니다.

정부가 생명까지도 물질로 보고 너무 산업적으로,돈 되는 것으로만 접근하고 있기 때문이죠."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생명윤리연구회 총무인 이동익 신부(가톨릭대 교수)는 최근 이렇게 말했다.

9월2일 오후 7시 서울 명동성당에서 주교회의 주최로 열리는 '천주교 생명수호대회'를 설명하기 위한 기자간담회에서다.

천주교 생명수호대회는 만연한 생명경시 풍조와 정부의 '반(反)생명 정책'을 규탄하고 생명의 소중함을 알리기 위한 자리.교구 차원의 생명수호대회는 있었으나 전국 규모의 대회를 여는 것은 처음이다.

생명 관련 정책에 대한 가톨릭 지도자들의 위기의식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뜻이다.

주교회의 산하 생명31운동본부와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가 주관하는 이번 대회의 주제는 전쟁과 테러,낙태,사형제,배아복제 조작이 없는 사회 등 4가지.서울대교구장 정진석 추기경과 주교단이 집전하는 '생명을 위한 미사'에 이어 명동성당 들머리에서 생명을 산업적으로 이용하지 말도록 정부에 촉구하는 생명수호 결의문을 낭독하고 촛불기도를 드릴 예정이다.

낙태와 배아복제 문제 등을 다룬 생명교육 영상물도 상영된다.

정 추기경은 미사강론을 통해 "생명은 인간의 부질없는 탐욕을 채우기 위한 수단이나 방법이 결코 될 수 없다"며 "생명을 죽이고서는 아무 것도 얻을 것이 없다는 진리를 선포하는 데 앞장서자"고 호소할 예정이다.

이번 대회에는 최창무 대주교와 김지석·장봉훈·최기산·김운회·조규만·박정일·염수정·안명옥 주교 등 주교단과 사제,수도자,신자,정치인 등 6000여명이 참석할 예정.종교지도자협의회 소속 7개 종단 지도자들도 초청했다.

또 대회에 앞서 지난 25일부터 전국의 모든 성당에서는 생명 수호를 위한 9일 기도를 드리고 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