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83명의 해외 법인장 중 약 30%를 현지인으로 바꿔 나가기로 했다. 예컨대 중국 법인의 법인장은 중국인에게 맡기겠다는 것. 이를 통해 △현지화를 통한 글로벌화 △글로벌 인재 확보 등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겠다는 전략이다.

남용 LG전자 부회장은 27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한국전자산업대전 공동 개최 협약식' 후 기자들과 만나 "현재 해외 법인장의 99%가 한국인인데 이를 현지 채용인으로 바꿔 지역 리더십을 갖출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남 부회장은 이어 "현지인을 선발해 조직에 동화시키고 리더십을 키운 후 점진적으로 현지인 법인장 수를 늘려 나가겠다"며 "이를 위해선 앞으로 3∼5년 정도가 소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의 이 같은 방침은 '성공적인 글로벌화는 현지화(localization)에 달렸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미국 GE와 같은 다국적 기업들은 오래 전부터 한국 법인장에 한국인을 기용하는 등 인력 현지화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러나 LG전자를 포함한 대부분의 한국 기업들은 해외 법인의 주요 요직에 한국인 주재원을 파견해왔다. 따라서 현지에서 채용한 우수 인재들이 다른 외국 기업으로 빠져 나가는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또 마케팅에서 현지 문화를 파고드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받아왔다. LG전자는 올해 초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첫 단계로 본사와 해외 법인의 인사 시스템을 통합하는 '글로벌 인적자원 표준제도'를 구축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