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는 27일 앞으로 자신과 당이 천착해야 할 과제로 '민생경제'를 제시하고,그 첫걸음으로 박근혜 전 대표의 대표 공약 중 하나였던 '줄푸세'(세금을 줄이고,규제를 풀고,법질서를 바로세운다) 정책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또 자신에게 거취문제를 상의해온 강재섭 대표에게 "함께 일해서 정권을 교체하자"고 재신임 의사를 나타냈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선거와 관련해 해야 할 일이 많지만 역시 국민들의 관심은 민생경제인 것 같다"며 "우리는 여의도에 있으니 모든 화제의 중심이 정치인데 한 걸음만 밖으로 나가면 전혀 딴판이다.

지금부터라도 민생을 확인하고 어떻게 하면 경제를 다시 살릴 수 있을지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강재섭 대표를 중심으로 민생탐방을 열심히 하고,진지하게 민생경제를 고민했으면 한다"고 재차 강조하면서 "그런 점에서 (경선 과정에서) 다른 후보들이 내놨던 공약 중에 민생문제라든가 경제를 살리는 문제에 있어서는 거의 비슷한 의견이 나왔었는데 이런 것을 참고하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박근혜 후보의 감세정책과 규제를 풀자는 것,기초질서를 잡자는 문제에서부터 다른 후보들이 서민에 대한 정책으로 내놓은 것이 있다"고 열거한 뒤 "당 정책위에서 그런 좋은 안들을 빨리 정리해서 한나라당의 정책으로 만드는 것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또 강 대표의 거취문제와 관련,"최근 강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경선도 잘 치렀고 앞으로 12월19일 더 큰 일을 앞두고 있는데 당 대표로서 중심이 돼 잘 해나가자'고 부탁을 드렸다"며 재신임 의지를 확인했다.

당 화합 문제와 관련해서는 "지금도 '캠프'라는 용어를 쓰고 있는데 이번 주부터는 언론에도 부탁컨대 캠프라는 용어를 모두 뺐으면 좋겠다"면서 "오늘부터는 어느 캠프도 없고 오로지 한나라당만 있다.

당직자뿐 아니라 언론도 협조해 달라"고 말했다.

그는 "'저 사람은 어느 캠프다' 하는 인식을 버려야 한다.

누구를 열심히 밀었던 사람은 또 다른 사람을 열심히 밀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이 후보는 경선 때 박 전 대표 측에 몸담았던 인사들을 중용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그는 회의 전 일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좋은 사람들이 많다.데려와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신촌의 한 음식점에서 경선 기간 자신을 지지해준 당협위원장 150여명과 만찬회동을 가졌다.

이 후보는 인사말을 통해 "캠프에서 모이는 것은 오늘이 마지막이다.

다른 캠프에 있었던 사람들에게 먼저 다가가 반갑게 대해달라"고 '화합'을 각별히 당부했다.

이어 "모든 범여권 후보들이 국가발전 비전이 아니라 이명박을 비난하면서 대선출마를 선언하고 있는데 대응하지 않겠다"며 "오직 국민을 사랑하며 대한민국을 위해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인식/노경목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