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3일째 급락하며 1650 밑으로 내려앉았다. 엔화 가치 급등으로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외국인들이 대량 매도세를 이어갔기 때문이다. 일본 홍콩 등 아시아 증시도 동반 급락세를 보였다.

코스피지수는 17일 53.91포인트(3.19%) 하락한 1638.07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도 15.59포인트(2.26%) 내린 673.48을 기록했다. 외국인이 매도 공세를 펼치며 하락장을 주도했다.

일본 닛케이 평균주가도 환율 급락에 대한 부담으로 주요 기업 주가가 하락하며 5.42% 급락했고,홍콩 항셍지수와 싱가포르지수도 오후 4시 현재 5% 넘는 하락률을 보이는 등 아시아 증시 전체가 엔화 가치 급등의 후폭풍에 휘말렸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투자전략 팀장은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엔·달러 환율이 급락하며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에 대한 부담감이 아시아 증시를 압박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들은 이날 8800억원에 가까운 매도 우위를 기록했다. 반면 기관은 3400억원에 가까운 순매수를 보였으며 개인도 신용 담보 비율 부족에 따른 반대매매 우려에도 불구하고 4400억원이 넘는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업종별로는 증권을 제외한 모든 업종이 하락세를 보였으며,특히 포스코 주가 급락의 영향으로 철강금속 업종은 7% 넘는 하락률을 기록했다. 포스코가 외국인의 집중 매도로 8.06% 빠진 것을 비롯해 시가총액 상위 30개 종목 중 SK에너지와 두산중공업을 제외한 모든 종목이 내렸다. 반면 삼성 우리투자 대우 등 대형 증권주는 상승세로 돌아섰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 팀장은 "엔 캐리 트레이드가 청산되더라도 실제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지만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이후 외국인들이 위험자산을 기피하면서 주가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며 "미국 증시가 강한 반등을 보이기 전까지는 불안한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