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의 인수합병(M&A) 지휘자인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부회장이 14일 "대우조선해양, 현대건설,대한통운 인수에 관심이 있다"고 밝혔다.

최근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이 한국경제신문사와의 전화인터뷰에서 "(현재의) M&A 속도를 잘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 것과 궤를 같이하는 것이다.

박 부회장은 이날 여의도 증권선물거래소에서 열린 기업설명회(IR)에서 "이들 회사의 사업은 두산의 주력 분야인 인프라지원사업(ISB) 영역에 포함된다"며 "두산의 경영능력을 믿는 재무적 투자자들이 투자한다면 인수금액도 조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가격에 상관없이 무조건 인수한다는 것은 아니다"며 "현재 시장에서 거론되고 있는 대우조선 인수 가격 10조원은 EV/EVITDA(영업현금흐름 대비 시가총액 비율)가 16배로 비싼 편"이라고 설명했다.

EV/EBITDA가 16배라면 그 기업을 시장가격(EV)으로 매수했을 때 그 기업이 벌어들인 이익(EBITDA)을 16년간 합해야 투자원금을 회수할 수 있다는 의미로 이 수치가 낮을수록 인수 가치가 높은 기업이다.

박 부회장은 "두산인프라코어의 경우 백호우(앞부분은 굴착기,뒷부분은 휠로더인 건설중장비),ADT(석탄을 나르는 초대형 트럭),대형 불도저 등의 사업부문이 취약한 상태"라며 건설기계,공작기계 분야에서 추가 인수를 시사했다.

그는 보브캣을 비싸게 인수했다는 일부 지적에 대해 "보브캣의 EV/EVITDA는 11.2배로 산업평균인 11배와 별 차이가 없다"며 "인수 후 기업가치를 얼마나 증대시키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시장에 떠돌고 있는 주류 사업의 매각설에 대해선 "매각할 계획이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두산의 상시 M&A체제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박 부회장은 "그룹 M&A전담조직인 CFP팀과 각 계열사의 M&A전담팀은 두꺼운 인수대상 기업 리스트를 갖고 있다"며 "보브캣도 2년 전부터 인수를 검토했다"고 주장했다.

"당시에는 잉거솔랜드가 보브캣을 팔 계획이 없었는데 지난 5월 갑자기 매각을 발표하면서 이전 검토자료를 토대로 빠르게 인수를 진행할 수 있었다"고 후일담을 털어놨다.

박 부회장은 지난달 말 세계 1위의 소형 건설중장비 브랜드인 보브캣을 포함해 잉거솔랜드그룹의 3개 사업부문을 49억달러에 인수,국내기업 사상 최대 규모의 해외 M&A를 일궈냈다.

송대섭 기자 dss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