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가 낮술을 안 마시면 반 년 동안 초등학교 50개를 더 지을 수 있다?'

다소 과장된 듯한 이 같은 말이 중국에서 사실로 드러났다.

중국 중부 허난성에 발간되는 허난성보는 이 성의 주요 도시 중 하나인 신양시가 연초 공직자의 낮술을 금지시킨 뒤 반 년 만에 민간기업들이 4300만위안(51억6000만원)의 접대비를 절감했다고 보도했다.

4300만위안은 1개 현(한국의 군이나 구에 해당)의 재정과 맞먹는 것으로 이곳에서 초등학교 40~50개를 지을 수 있는 규모다.

중국 허난성보는 낮술 금지령으로 올 상반기 시 전체의 접대비 지출 규모가 작년보다 30% 줄어들었다고 왕톄(王鐵) 신양시 서기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왕 서기는 "낮에 술 접대를 받는 것을 금지시키자 비싼 음식을 안 시키게 되면서 술과 음식비 지출이 자연스럽게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신양시가 관리들의 낮술 금지령을 내린 것은 오후에는 거의 업무를 볼 수 없을 정도로 술을 마시는가 하면 부정부패의 고리로 낮술이 활용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것.왕 서기는 관리들이 낮에 술 접대를 받고 불콰해진 얼굴로 사무실에 들어와 졸다가 퇴근하는 바람에 오후에는 회의조차 제대로 할 수 없는 경우가 생겨 금주령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또 낮부터 술을 마시는 풍조는 공직자의 기강을 흐트러뜨려 결국 부정부패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고려됐다고 덧붙였다.

낮술 금지령 덕에 공직자들의 건강은 매우 좋아졌다.

지난달 시 간부들을 대상으로 신체검사를 한 결과 술과 연관된 질병을 앓는 사람은 127명으로 작년 252명보다 절반가량 줄어들었다.

낮술을 마시고 흥청망청거리는 풍조가 사라지면서 경제활동도 활발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경제성장률도 14.8%로 전국 평균보다 높다.

특히 낮술 금지령이 실시된 뒤 저녁에 마작을 하는 사람이 눈에 띄게 줄었다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시 전체적인 분위기가 놀고 먹자는 데서 일하고 쉬자는 쪽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신양시는 낮술 금지령을 실시하기 위해 3개의 감독지도팀을 구성,시내 음식점을 순찰토록 하고 있다.

지금까지 낮술 금지령을 위반해 불이익을 받은 관리는 269명.신양시는 감시요원을 더 늘릴 예정이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