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이 한국인 김경자(37) 김지나(32)씨 등 여성 인질 2명을 석방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13일.피랍자 가족들은 이들의 석방을 마음 속으로 기뻐하면서도 겉으로는 차분한 표정을 유지했다.

아직 19명의 피랍자가 남아있는데다 최근 이틀 동안 피랍자 석방여부를 놓고 혼선에 혼선을 거듭,피로가 누적됐기 때문이다.

실제 분당의 피랍자 가족모임 사무실에 모인 가족들은 이날 오전까지 "외신보도를 통해 전해지는 석방 관련 소식에 크게 신경쓰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는 등 차분한 모습을 보였다.

차성민 가족모임 대표는 "여러 보도가 계속되고 있으나 가족들은 정부의 공식 확인만을 기정 사실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석방된 김경자 김지나씨 가족들은 마음 속으로 기뻐하면서도 '혹시나 풀려나지 못한 피랍자 가족의 마음을 아프게 하지나 않을까' 조심스러워하는 모습이었다.

또 아직 풀려나지 못한 나머지 피랍자들의 가족들은 실망감을 억누르면서도 서로 격려하며 용기를 북돋아줬다.

고 배형규 목사와 심성민씨의 유족들도 "우선 석방은 환영해야할 일이지만 나머지 피랍자들도 모두 풀려나야만 고인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을 것"이라며 인질극이 '현재진행형'임을 강조했다.

샘안양병원에 배 목사의 시신을 안치 중인 유족들은 전원석방으로 피랍사태가 마무리될 때까지 장례식을 계속 미루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